NC 다이노스 외국인 투수 에릭 해커(32)가 불운을 떨치고 KBO 리그 첫 10승째를 수확했다. 이제는 명실상부 NC의 에이스로 자리 잡은 해커다.
해커는 9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kt 위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7피안타 4사사구(2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kt 타선을 완벽히 틀어막았고, 팀도 11-0의 완승. 해커는 국내 무대 데뷔 3년차에 첫 10승을 따냈다.
해커는 2013시즌 NC의 1군 데뷔 첫해부터 함께 한 외국인 투수다. 첫 해 27경기서 4승 11패 평균자책점 3.63을 기록했다. 2014시즌 역시 30경기서 8승 8패 평균자책점 4.01의 좋은 모습으로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도왔다. 승운이 안 따랐을 뿐이지 충분히 1~2선발급 활약을 해준 셈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찰리 쉬렉이 팀의 에이스 임무를 맡았다. 해커도 2년 동안 꾸준했으나 찰리의 2년 동안의 성적이 더 좋았다. 하지만 올해 전세가 역전됐다. 찰리가 4승 5패 평균자책점 5.74로 부진하며 시즌 중반 퇴출됐으나 해커는 오히려 올해 더 발전한 모습. 이날 경기 전까지 16경기에 등판해 9승 3패 평균자책점 3.31로 활약했다. 이제는 어엿한 팀의 에이스로 우뚝 섰다.
해커는 1회초 앤디 마르테에게 안타 1개를 허용했지만 아웃카운트 3개를 잘 잡았다. 팀이 2-0으로 앞선 2회엔 첫 타자 장성우에게 우익수 오른쪽 안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윤요섭을 헛스윙 삼진, 박경수를 투수 땅볼로 막으며 추가 진루를 막았다. 이후 박기혁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으나 김진곤을 2루 땅볼로 처리했다.
3회 역시 안타 1개와 몸에 맞는 공을 내줬지만 후속 타자들을 잘 처리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4회에도 선두타자 윤요섭에게 2루타를 맞으며 출루를 허용했다. 그러나 위기 상황에서 삼진 능력을 뽐내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5회에는 사사구 2개와 안타 1개를 허용하며 무사 만루로 최대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장성우를 유격수 라인드라이브로 처리한 후 윤요섭을 투수 땅볼로 유도해 1-2-3 더블 플레이로 이닝을 종료시켰다.
6회에도 선두타자 박경수에게 중전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다음 타자 박기혁의 잘 맞은 타구를 중견수 이종욱이 달려가 캐치하며 해커를 도왔다. 이어 대타 장성호, 김사연을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안정감 있는 피칭과 수비 도움에 힘입어 6이닝을 94개의 공으로 잘 틀어막았다. 해커는 최고 구속 146km의 패스트볼(12개)에 슬라이더(35개), 컷 패스트볼(30개), 커브(12개), 투심 패스트볼(5개)을 다양하게 던졌다.
팀 타선도 해커를 충분히 도왔다. NC는 3회까지 5득점을 올리며 가볍게 앞서갔다. 이후 kt 불펜진에 막히며 6회까지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했지만 해커가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계속해서 5점 차 리드를 지킬 수 있었다. 결국 NC는 7회 3점, 8회 3점을 더 달아나며 11-0 승리를 완성시켰다. 팀의 2연패 탈출과 함께 해커도 한국 데뷔 후 첫 10승 고지를 밟으며 팀 내 최고 에이스임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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