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의 4번타자 박병호(29)가 역대 4번째 타자 트리플 크라운에 도전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홈런과 타점에 비해 아쉬웠던 타율이 올해는 3할5푼을 바라보고 있어 타격왕까지 넘볼 수 있는 기회다.
박병호는 지난 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만루홈런과 3점홈런으로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는 등 4타수 3안타 1볼넷 7타점으로 팀의 16-4 대승을 이끌었다. 타율도 끌어올리고 홈런과 타점을 수북하게 쌓은 박병호는 타율 3할4푼5리, 27홈런 75타점이 됐다. 홈런은 선두이며 타격 2위, 타점 3위다. 트리플 크라운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도 과장된 것만은 아니다.
타자 트리플 크라운은 역대 2명만이 가지고 있는 진기록이다. 이만수(당시 삼성)가 1984년에 최초로 타격왕과 홈런왕, 타점왕을 석권했고, 이대호(당시 롯데)는 2006년과 2010년에 이를 두 번이나 달성했다. 특히 2010년에는 도루를 제외한 7개 부문에서 모두 1위에 올라 MVP까지 거머쥐었다.

박병호에게 아직까지 미제로 남은 것은 타격왕이다. 홈런과 타점 타이틀은 이미 세 차례씩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타율은 선두권과 차이가 있었다. 올해는 3할4푼5리로 개인 최고 타율을 올리고 있는 동시에 리그 전체에서도 팀 동료 유한준에 이은 2위다. 유한준과는 1푼7리 차이.
슬럼프가 길지 않은 것이 고타율의 비결이다. 박병호는 올해 3경기 연속 무안타가 없었고, 2경기 연속 무안타도 단 두 차례가 전부였다. 이에 대해 박병호는 “예전에는 안 맞으면 볼을 오래 보기도 했는데 올해는 적극적으로 치면서 그렇게 된 것 같다”며 차이점을 설명했다.
늘 그렇듯 홈런에는 크게 욕심을 내지 않지만 팀 승리에 필요한 타점은 필요하면 최대한 많이 만들어내려 하고 있다. 박병호는 “매번 홈런보다는 타점을 많이 올리려고 노력한다. 항상 홈런을 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주자가 있으면 안타나 희생 플라이로도 타점을 올릴 수 있다”며 타점 생산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이번 시즌 특히 어려운 시기가 있었냐는 질문에 박병호는 “부상도 없었고 특별한 일 없이 보내고 있다”며 평온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팀 성적 역시 선두와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아 크게 걱정도 없다. 자신의 경기를 지켜보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가 많지만 FA가 아니기 때문에 아직은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게 그의 생각이기도 하다.
팀이 치른 전 경기에 출전하고 있어 체력적인 부담이 생길 만한 시기지만 곧 올스타 브레이크가 온다. 이번에는 올스타전에도 출전하지 않게 되어 푹 쉴 기회도 얻었다. 전반기 막판 스퍼트를 하고 있는 박병호가 재충전을 한 뒤 후반기에는 어떤 타격을 보일지도 관심이 집중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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