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 말말말]“감독실에 가둬놓아야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7.10 10: 38

 
[OSEN=야구팀] 야구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라운드에는 오늘도 수많은 말들이 오가고 있다. 웃음 폭탄을 유발하는 농담부터 뼈있는 한마디까지 승부의 세계에서 흘러나오는 말에 귀가 솔깃한다. 주중 3연전에서 과연 어떤 말들이 흘러나왔을까.
▲ "에어컨 켜고 자다가…" - 한화 김경언

지난 8일 42일의 공백을 딛고 1군 복귀한 김경언. 5월26일 대전 KIA전 종아리에 공을 맞아 부상으로 이탈한 그의 복귀가 지연된 건 뜻하지 않은 감기 몸살 때문이었다. 그 이유에 대해 김경언은 "에어컨 켜고 자다가…"라며 솔직하게 대답했다. 여름철 더운 실내 온도에 에어컨 켜고 자는 게 일상이지만 덜컥 감기에 걸린 것이다. 이 바람에 5~6일 동안 병원에도 입원했다는 김경언은 "감기 안 걸리려 깨끗이 씻고 있다"며 겸연쩍어했다.
▲ "다 감독님 덕분입니다" - 두산 유희관
지난 8일 감독 추천선수로 올스타에 발탁된 유희관. 한화와 대전 원정경기를 앞두고 덕아웃을 지나가던 그를 보고 김태형 두산 감독이 "올스타"라고 불렀다. 이에 유희관은 거의 기계적인 반응으로 "다 감독님 덕분입니다"라는 의례적 대답. 이에 김태형 감독은 "너무 영혼없는 멘트 아니냐"고 웃으며 타박했다. 그러자 유희관은 다시 한 번 고개를 꾸벅 숙여 자신을 추천한 김 감독에게 감사함을 나타냈다.
▲ “감독실에 가둬놓아야지” - LG 양상문 감독
지난 7일 롯데 주전포수 강민호는 햄스트링 부상에서 회복, 10일 만에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경기에 앞서 강민호는 양상문 감독에게 크게 손을 흔들며 인사했고, 양 감독도 웃으며 강민호를 반겼다. 이후 양 감독은 취재진에 “오늘 민호가 나오는 건가”라고 물었다. “선발라인업에 포함될 것 같다”는 취재진의 대답을 듣고 “그럼 안 되겠다. 이따 감독실에 가둬놓아야지. 오늘까지 쉬게 만들어야 겠다”며 농담을 전했다. 양 감독은 지난 2004시즌 롯데 사령탑을 맡아 신인이었던 강민호를 주전 포수로 키웠다. 양 감독은 강민호를 두고 “원정팀 선수 중 감독실까지 찾아오는 단 두 선수 중 한 명이다. 민호와 (손)민한이는 꼭 감독실에 와서 인사하곤 한다”고 덧붙였다.    
▲ "다 먹고 살자고 하는데 풀어줘야지" - 삼성 류중일 감독
10번째 구단 kt는 필 어윈의 대체 선수로 저스틴 저마노를 영입했다. 2011년 삼성에서 뛰었던 저마노가 kt 유니폼을 입기 위해서는 삼성이 보류권을 풀어줘야 하는 상황. 하지만 삼성은 대승적인 차원에서 저마노의 보류권을 포기했다. 아무래도 올 시즌 처음 1군 무대를 밟은 신생 구단이기에 기존 구단의 양보가 필요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류중일 감독은 "다 먹고 살자고 하는데 풀어줘야지"라고 웃었다. 삼성은 저마노 뿐만 아니라 미치 탈보트(한화), 브랜든 나이트(전 넥센), 박진만(SK), 신명철(kt)의 미래를 위해 통큰 결정을 했었다. 
▲ "하도 뽑아 달라고 해서 뽑아줬다. 성적도 되잖아" - 삼성 류중일 감독
KBO는 8일 2015 타이어뱅크 KBO 올스타전에 베스트 12와 함께 출전할 감독 추천선수 명단을 확정했다. 이 가운데 다승 선두를 질주 중인 유희관(두산)이 데뷔 첫 올스타에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유희관은 언론을 통해 올스타전 참가에 강한 의욕을 내비쳤고 드림 올스타 지휘봉을 잡은 류중일 감독 또한 그 진심을 받아 들이기로 했다. 류중일 감독은 유희관의 올스타전 선정에 대해 "하도 뽑아 달라고 해서 뽑아줬다. 성적도 되잖아"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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