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LG 트윈스 1선발 에이스는 루카스 하렐(30)이다. 루카스는 6월부터 치른 7경기(1경기 불펜 등판)에서 35⅓이닝을 소화하며 2승 1패 평균자책점 2.04로 맹활약 중이다. 7월 8일 잠실 롯데전에선 7⅔이닝 12탈삼진 무실점. 올 시즌 자신의 최고 투구를 펼쳤다.
그러면서 루카스는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날아올랐다. 시즌 개막부터 5월까지만 해도 루카스의 성적은 3승 5패 평균자책점 6.05. 마운드 위에서 마인드 컨트롤이 되지 않았고, 볼넷과 함께 자멸하곤 했다. 지난 9일 잠실 롯데전에 앞서 루카스를 만나 반등에 성공한 이유를 들었다.
먼저 루카스는 6월부터 반등할 수 있었던 원인을 코칭스태프에 돌렸다.

“코칭스태프의 도움이 매우 컸다. 강상수 코치의 지도를 통해 메카닉을 조정하면서 패스트볼을 꾸준히 낮게 던질 수 있게 됐다. 더불어 체인지업과 커브도 원하는 궤적으로 던지고 있다. 그동안 그토록 찾으려했던 로케이션을 갖게 해준 코칭스태프에게 고맙다.”
이어 루카스는 최근 들어 구심의 판정에 동요하지 않고 침착성을 유지하게 된 원인도 이야기했다.
“내 성격이 크게 달라졌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나는 그라운드 위에서 결과로 보여주는 선수다. 그만큼 성적이 중요하다. 마운드에서 침착하게 된 데에는 동료들의 도움이 있었다. 흔들릴 때마다 동료들이 많이 도와줬다. 시간이 흐르면서 한국 야구에 익숙해지고도 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 한나한이 떠난 것에도 큰 영향을 받았다. 한나한이 늦게 합류했지만 잘 하고 있었기 때문에 미국으로 돌아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다. 한나한이 떠나면서 내게 행운을 준 것도 같다.”
제구가 잡히고 마인드 컨트롤이 되자 승리공식이 확실해졌다. 루카스는 150km를 상회하는 포심패스트볼과 싱커, 140km 중반대의 컷패스트볼을 구사한다. 오프스피드 피칭으로 활용하는 체인지업도 수준급이며, 커브 또한 구속과 각도 모두에서 리그 최정상급이다. 양상문 감독은 루카스를 두고 “어제 패스트볼은 타자가 칠 수 없는 수준이었다. 구위만 놓고 보면 역대 외국인투수 중 5위 안에 들 것이다. 게다가 루카스는 구종까지 다양하다. 최근 루카스는 우리의 기대치를 충족시켜 주고 있다”고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공격적으로 투구해야 한다. 볼넷을 피하기 위해선 초구 스트라이크가 중요하다. 어제 경기에선 커브의 제구가 정말 잘 됐다. 어릴 때는 슬라이더와 커브를 섞어 던지곤 했다. 키가 크고 힘이 붙으면서 커브의 구속이 올라왔다. 커브가 잘 들어가는 날에는 경기를 풀어가기가 쉽다. 어제 잘 던질 수 있었던 이유도 커브에 있었다. 싱커의 구속이 잘 나오는 비결은 나도 모르겠다. 싱커를 던질 때 팔이 더 잘 꺾이고 강하게 스핀을 먹이게 된다.”
페이스를 찾은 만큼, 목표는 분명해졌다. 2012시즌 휴스턴에서 32경기 193⅔이닝을 소화하며 11승 11패 평균자책점 3.76으로 선발진을 이끌었던 모습이 나오고 있다. 지금 자신의 투구가 어느 때보다 뛰어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오로지 팀의 승리만을 바라보고 마운드에 오를 것을 다짐했다.
“2012시즌 휴스턴의 나로 돌아온 기분이다. 그 때 이상으로 구위와 제구가 잘 되고 있다.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팀 승리만이 목표다. 우리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으면 좋겠다. 올스타전까지 성적을 끌어올리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베테랑 선수들도 많이 건강해졌다. 한국인인 류현진과 추신수가 미국에서 잘 하고 있지 않나. 나도 미국인이지만 한국에서 잘 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루카스는 한국생활에 크게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양상문 감독은 “루카스가 오랫동안 한국에 있고 싶어하는 것으로 안다”며 KBO리그 생존이 루카스에게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고 봤다.
“한국이 정말 좋다. 다니기도 편하고 음식도 맛있다. 어머니와 누나가 한국에 올 예정이었는데 일단 누나만 한국에 있다가 갔다. 어머니가 선생님이신데 썸머스쿨이 끝나면 한국에 오신다. 가족들과 한국에서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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