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못 잤을 것이다".
넥센 4번타자 박병호(29)는 지난 9일 목동 KIA전에서 연타석 홈런 포함 3안타 2홈런 7타점으로 대폭발했다. 어느덧 홈런에서 단독 1위로 치고 나가며 타율 2위, 타점 3위로 트리플 크라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4년 연속 홈런·타점왕을 향한 도전이 시작됐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10일 목동 NC전을 앞두고 "박병호는 4번타자로서 자존심이 누구보다 센 선수"라고 말했다. 연타석 홈런 전날이었던 8일 KIA전에서 박병호는 삼진 4개 포함 5타수 무안타로 물러나 자존심을 구겼다. 특히 신인 박정수에게만 2개의 삼진을 당했다.

4삼진 이튿날 박병호는 보란 듯 2홈런 7타점으로 무섭게 폭발했다. 염경엽 감독은 "박병호는 자존심이 세다. 아마 그날 잠을 못 잤을 것이다. 상대가 에이스 투수도 아니고 신인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을 것이다"며 "병호는 자기 페이스에 말리는 스타일이다. 첫 타석 삼진이면 다음 타석에 데미지가 온다. 예민한 편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병호는 자존심을 구긴 바로 다음날 무섭게 폭발하며 만회했다. NC 김경문 감독도 이날 경기를 앞두고 "박병호가 참 대단하다. 초반 잠깐 부진하나 싶었는데 어느새 지금 성적을 내고 있다. 우리 야구계에 정말 좋은 선수"라고 극찬했다.
9일까지 박병호는 81경기 모두 출장, 타율 3할4푼5리 108안타 27홈런 75타점 76득점 출루율 4할3푼7리 장타율 6할7푼1리를 기록 중이다. 홈런·아타·득점 1위, 타율·장타율 2위, 타점 3위, 출루율 4위로 도루를 제외한 나머지 7개 부문의 타격 기록에서 5위 안에 이름을 올리며 7관왕에 도전할 만한 페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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