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했다'. KT와 CJ의 경기가 그랬다. 손목 통증을 앓고 있는 '샤이' 박상면(24, CJ)의 공백은 컸다. 반면 KT의 위기를 구원한 '나그네' 김상문(21, KT)은 충분히 제 몫을 해냈다.
베테랑의 빈자리가 결국 승패의 희비까지 엇갈리게 만들었다. KT가 짜릿한 역전승으로 CJ를 꺾고 2연승을 내달리면서 4위로 올라섰다.
KT는 10일 서울 용산 온게임넷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열린 '2015 스베누 LOL 챔피언스(이하 롤챔스)' 코리아 서머 2라운드 CJ와 경기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 승리로 KT는 7승(4패 득실 +4)째를 올리면서 4위로 한계단 올라가는데 성공했다.

반면 CJ는 5패(7승)째를 당하면서 선두권 진입 대신 치열한 중위권싸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순위 역시 4위자리를 KT에게 내주면서 5위로 내려앉았다.
출발은 CJ가 좋았다. 지난 진에어전서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발휘했던 '헬퍼' 권영재가 1세트 승리의 주역이 됐다. 아마시절부터 럼블 장인으로 소문났던 그답게 권영재는 럼블을 과감하게 선택하면서 KT의 진영을 붕괴시켰다. 특히 이퀄라이저 미사일을 바닥을 깔면서 대규모 교전인 '한타'의 연전연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KT 역시 2세트 '나그네' 김상문을 투입하면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CJ의 '헬퍼' 권영재가 1세트 럼블에 이어 '나르'로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위기를 맞았지만 김상문은 결정적인 순간 '코코' 신진영의 빅토르를 기막히게 솎아내면서 대승을 견인, 세트 스코어를 1-1로 돌려냈다.

기세를 탄 KT는 3세트 일방적으로 CJ를 휘몰아쳤다. 상단과 하단을 교대한 KT는 시작부터 CJ의 '헬퍼' 권영재를 짤라내면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하단에서 시작된 KT의 스노우볼 여파는 전장 곳곳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에코'를 선택한 정글러 고동빈은 CJ의 진영을 안방인양 휘저으면서 오브젝트 대치 구도에서 우위를 점했다. 반면 CJ는 '헬퍼' 권영재가 적시에 순간이동을 사용하지 못하면서 속절없이 드래곤 3스택까지 내줘야 했다.
KT는 36분경 드래곤 앞 대규모교전에서 또 한 번 대승을 거두면서 사실상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킬스코어는 11-3, 글로벌골드는 1만 이상 앞서나갔다. 드래곤스택 역시 대승을 거둔 KT의 몫이었다.
'나그네' 김상문은 마지막 교전에서는 펜타킬로 대미를 장식하면서 팀의 짜릿한 2-1 역전승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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