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투수 보직 변경 이후 유독 7·8회에 성적이 좋지 못했던 SK 마운드가 절대 위기를 넘겼다. 윤길현(32)이 혼신의 역투를 선보이며 팀 승리를 든든하게 지켰다.
SK는 10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7-4로 역전승하고 5할 승률을 지켜냈다. 전날(9일) 대구 삼성전에서 끝내기 패배를 당한 여파에서 벗어날 수 있는 귀중한 승리였다. 초반 열세를 극복하고 역전승을 거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컸다.
2-4로 뒤지던 6회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했다. 포문을 연 브라운과 이재원, 그리고 절묘한 3루 방면 기습번트로 KIA 내야를 흔들어놓은 김강민의 재치가 빛났다. 임훈은 흔들리는 조쉬 스틴슨과는 달리 침착함을 유지하며 밀어내기 볼넷을 골랐고 대타 윤중환은 팀 배팅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여기서 대타 나주환이 스퀴즈 실패를 만회하는 좌월 역전 투런포로 팀에 리드를 안겼다.

하지만 공신은 마운드에도 있었다. 바로 윤길현이었다. 6-4로 앞서고 있던 7회였다. 세 번째 투수 진해수가 흔들리며 첫 두 명의 타자를 모두 출루시켰다. KIA로서는 동점 내지 역전까지도 노려볼 수 있는 시점이었다. 7·8회에 쉽지 않은 시기를 보내곤 했던 SK 마운드로서는 다시 위기가 찾아오는 듯 했다. 하지만 이날은 윤길현이 완벽하게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며 그런 불안감을 깨끗하게 지워냈다.
긴장되는 상황이었지만 최근 구위가 살아나고 있는 윤길현은 흔들리지 않았다. 대타 김주찬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한숨을 돌렸다. 이어 필을 2루수 땅볼로 잡았고 나지완을 역시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절대 위기에서 탈출했다. 주무기인 슬라이더의 제구가 완벽하게 이뤄지며 KIA 타자들의 방망이를 유도해냈다.
윤길현은 8회에도 이범호를 3루수 땅볼로, 이홍구를 삼진으로 잡고 문광은에게 바턴을 넘겼다. 가장 중요한 시점에서 팀을 구해낸 역투였다. 최근 충분한 휴식 덕에 원기를 회복한 SK 불펜도 윤길현 문광은 정우람이라는 필승조 요원들이 깔끔하게 릴레이를 하며 KIA 타선을 막은 끝에 승리를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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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