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관(29)과 장원준(30, 이상 두산 베어스)이 결성한 토종 원투펀치가 리그 최고로 거듭났음을 증명했다.
10일 경기까지 치른 결과 유희관은 이번 시즌 11승 2패, 평균자책점 3.48로 선전하며 올스타에 선정됐다. 지난해 토종 최다이닝(177⅓이닝) 투수였던 유희관은 올해도 113⅔이닝으로 국내 투수들 중 가장 앞서 있다. 장원준 역시 8승 5패, 평균자책점 3.45로 뛰어나다. 팔꿈치 통증으로 잠시 1군에서 빠져 있었음에도 94이닝으로 오래 버티기까지 했다.
현재 어느 팀의 원투펀치도 전반기 20승을 가져다주지는 못했다. 19승 중인 삼성의 알프레도 피가로-윤성환 듀오가 유희관-장원준과 함께 최다승을 올리고 있다. 토종 원투펀치가 20승에 근접해 있는 것은 두산의 두 좌완이 유일하다.

220이닝을 돌파할 수 있는 원투펀치는 꽤 있다. 삼성의 원투펀치는 물론 조시 린드블럼-브룩스 레일리(이상 롯데), 앤디 벤헤켄-라이언 피어밴드(이상 넥센), 헨리 소사-루카스 하렐(이상 LG) 등이 전반기에 220이닝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내 선수들로만 이뤄진 원투펀치가 220이닝에 가까이 간 것 역시 유희관-장원준을 제외하면 없다.
현재까지 유희관은 113⅔이닝, 장원준은 94이닝으로 합계 207⅔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현재 로테이션이 유지되면 두 투수 모두 오는 14일부터 잠실에서 있을 kt와의 3연전에 등판하게 되는데, 12⅓이닝을 책임지면 220이닝에 도달할 수 있다. 6이닝은 쉽게 넘기는 이들이기에 충분히 목표로 삼을 만한 수치다.
단순히 많이 던져서 이긴 것만은 아니다. 내용도 훌륭하다. 평균자책점 역시 장원준이 4위, 유희관이 6위로 둘 모두 10위 안에 있다. 평균자책점 6위 안에 2명의 투수가 들어가 있는 팀은 두산뿐이다. 두산이 외국인 투수의 도움을 많이 받은 편이 아님에도 45승 33패로 2위를 달릴 수 있는 것은 그만큼 이들이 로테이션을 탄탄히 지켜주고 있는 덕분이다.
전반기 남은 경기에서 우천취소가 없다면 두산은 후반기에 61경기를 치르게 된다. 5선발 체제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면 두 투수는 각각 12회씩 등판할 수 있다. 중간에 비가 와서 4~5선발의 로테이션이 조금씩 밀리면 1~2선발은 13~15회 정도 등판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이들은 30회 가까이 더 선발로 나갈 수 있다. 산술적으로 합계 35승, 380이닝 안팎의 기록이 가시권에 들어온다.
전반기 상위권 유지를 이끈 두 좌완에다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허준혁까지 두산은 3명의 뛰어난 토종 좌완 선발투수를 보유하고 있다. 앤서니 스와잭이 자리를 잡고 후반기에 더스틴 니퍼트까지 복귀해 과거의 모습에 가까워진다면 선두 삼성을 추격할 동력도 더 커진다. 물론 후반기에도 두산이 가장 기대하고 있는 투수는 바로 좌완 원투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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