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10홈런' 박경수, kt에서 꽃 피는 야구 인생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07.11 06: 23

kt 위즈 내야수 박경수(31)가 프로 데뷔 후 첫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이 뿐만 아니라 팀 타선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치며 그동안의 가능성을 화려하게 꽃피우고 있다.
박경수는 2003년 LG 트윈스의 1차 지명을 받으며 화려하게 프로에 데뷔했다. 프로 최고 유격수라는 평가와 함께 LG의 내야를 책임질 적임자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프로의 길은 순탄치 않았다. 주로 2루수로 나서며 탄탄한 수비를 자랑했지만 공격력은 기대 이하였다. 지난해까지 통산 타율 2할4푼1리 장타율 3할4푼 출루율 3할4푼 43홈런을 기록했다. 한 번도 2할8푼 이상의 성적을 거둔 적이 없었다.
지난해에는 타율 2할2푼8리 2홈런 19타점으로 저조한 성적을 남겼다. 부상이 발목을 잡기도 했다. 결국 지난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었으나 LG와 재계약에 실패했다. 박경수는 FA 시장에 나왔고 kt가 이를 놓치지 않고 계약에 성공했다. 4년 총액 18억 2000만원(계약금 7억원, 연봉 2억3000만원, 옵션 4년간 연 5000만원)의 금액. 당시만 해도 예상보다 큰 액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박경수는 kt에서 보란 듯이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있다.

박경수는 10일 수원 삼성전에서 데뷔 첫 멀티 홈런을 날리며 10홈런 고지에 올라섰다.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이라는 값진 기록. 이날 2개의 홈런뿐만 아니라 2루타 2개를 보태며 4타수 4안타 3타점 4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역전 결승 홈런 역시 박경수의 몫. 소위 말하는 ‘인생 경기’를 펼치며 타율도 2할5푼5리로 끌어올렸다. 현재까지 기록 중인 장타율 4할3푼 출루율 3할9푼2리 모두 커리어 하이다.
조범현 kt 감독은 올 시즌 전 박경수에 대해 “15~20홈런은 쳐줄 수 있는 선수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박경수는 어느새 10홈런을 때려내며 그 믿음에 부응하고 있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15홈런 돌파는 시간문제. 본인의 기록을 하나씩 새로 쓰고 있는 박경수다. 박경수가 하위 타순에서 맹타를 휘두르니 kt 타선의 짜임새도 좋아지고 있다.
박경수는 10홈런 달성 후 “기분이 좋다. 원래 수치보다는 전 경기를 뛰려고 목표를 잡았었는데 2경기를 못 뛰었다. 어찌 됐든 경기에 안 빠지고 나가다 보니까 좋아지고 황병일 코치님, 이숭용 코치님이 노림수에 관해 많이 조언해주셨기 때문에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박경수는 “두 자릿수 홈런을 쳐보고는 싶었기 때문에 기분이 좋다”면서 “감독님이 올 시즌 들어가기 전에 15~20홈런을 쳐야할 선수라고 인터뷰 하셨기 때문에 그 정도까지 치면 좋을 것 같다. 어쨌든 가볍게 치다 보면 좋아질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홈런에 대한 욕심은 크지 않다. 그보단 더 많은 안타로 팀에 보탬이 되고 싶은 것이 박경수의 목표.
그는 “(홈런에 대한)욕심은 크게 없다. 타율을 더 올리고 싶고, 안타 개수를 늘리고 싶다. 그렇게 하다가 잘 맞으면 넘어갈 수도 있는 것”이라며 담담하게 답했다. LG 시절만 해도 꾸준하게 기회를 얻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만큼 내야 경쟁이 치열했기 때문. 하지만 박경수는 신생팀 kt에서 주전 2루수라는 확실한 기회를 보장 받으며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증명하고 있다. 박경수의 야구 인생 제 2막은 이제 막 시작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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