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호크스 내야수 이대호(33)가 최고의 시즌에도 아직 고삐를 놓지 않고 있다.
이대호는 지난 10일 기준 리그 타율 3위(.328), 타점 4위(59점), 장타율 3위(.599), 출루율 5위(.404), 홈런 4위(18홈런), 최다안타 5위(90개)에 올라 있어 2012년 일본 진출 이래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시즌 홈런(19개)에는 1개 만을 남겨두고 있다.
올 시즌 이대호는 과거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뛰었던 이승엽의 모습을 연상케 할 만큼 뛰어난 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하지만 그는 입버릇처럼 "야구가 마음처럼 되지 않아 어려운 것 같다"며 고개를 젓고 있다. 그가 스스로 밝힌 자신의 보완점은 바로 낮 경기다.

일본 프로야구는 여름에 야구 시간을 저녁으로 늦추는 우리나라와 달리 공휴일, 주말에는 거의 대부분의 경기가 오후 1시~2시에 열린다. 이대호도 올 시즌 낮에 27경기, 저녁에 48경기를 치렀다. 낮 경기가 밤 경기의 절반이 넘을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대호의 시즌 저녁 경기 타율은 3할4푼3리인 데 비해 낮 경기 타율은 3할5리다. 보통 선수라면 부러워할 타율이지만 그의 시즌 타율(.328)을 깎아먹고 있는 것이라면 더 높여야 할 대상이 맞다. 경기수와 비교할 때 삼진도 낮 경기(20개)가 저녁 경기(26개)에 비해 훨씬 비율이 높다.
이대호는 9일 경기를 앞두고 "일본 무대가 4년차인데 아직도 낮 경기가 적응이 안 된다. 더 집중하는 수밖에 없다"며 낮 경기에 임하는 마음을 전했다. 그는 이어 "점차 체력이 떨어질 때도 됐다. 잘 먹고 잘 자면서 컨디션을 유지해야 한다"며 자신의 체력 관리 비법을 전했다.
더 잘하고 싶다고 해서 잘되는 것이 야구는 아니지만 언제 어디서든 자신이 발전해야 할 방향을 찾아 나아가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알고 고칠 점을 찾는 것과 무작정 잘하려고 하는 것은 다르기 때문. 자신의 약점을 알고 있는 이대호가 올 시즌 낮 경기의 아쉬움을 털고 기록 무한 질주에 가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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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