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권 강자’ 강정호, PIT 신뢰 이유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7.11 06: 24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라는 변수는 있지만 기본적인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이야기다. 피츠버그의 4번 타자로 자리매김한 강정호(28)의 이야기다. 그 많은 선수 중 강정호를 4번에 두는 이유는 득점권 타율에서 잘 나타난다.
스탈링 마르테를 부상으로 잃은 피츠버그는 최근 강정호를 계속 4번 타자로 기용하고 있다. 강정호는 6월 15일(이하 한국시간)부터 6월 22일까지 8경기 연속 4번 타자로 출전하며 그 가능성을 시험받은 적이 있다. 당시 8경기에서의 타율은 2할3푼3리로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클린트 허들 감독은 그런 기억에도 불구하고 다시 ‘4번 강정호’ 카드를 뽑아들었다. 강정호는 7월 7일부터 10일까지 역시 4경기 연속 4번 타자로 출전했다.
기록에서 이유를 찾아본다면 하나의 수치가 눈에 들어온다. 바로 득점권 타율이다. 강정호는 10일까지 올 시즌 69경기(선발 50경기)에서 타율 2할5푼9리를 기록했다. OPS(출루율+장타율)는 0.709다. 그런데 주자가 득점권에 있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졌다. 강정호는 총 66번의 득점권 기회 타석에서 타율 3할1푼6리, OPS 0.868을 기록하며 해결사 면모를 선보였다. 장타율도 4할7푼4리로 껑충 뛰었다.

집중력도 강해졌다. 강정호는 올 시즌 16개의 볼넷을 고르는 동안 49개의 삼진을 당했다. 볼넷/삼진 비율은 0.37이다. 하지만 득점권에서는 이 수치가 0.5로 올라갔다. 주자가 없을 때는 타율이 2할3리, OPS 0.594의 성적을 내고 있음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발전이다.
팀 동료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올 시즌 피츠버그에서 가장 뛰어난 득점권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는 ‘간판스타’ 앤드루 매커친으로 3할9푼1리다. 50타석 이상의 득점권 타석을 기록한 선수 중 2위가 바로 강정호다. 닐 워커(.314), 스탈링 마르테(.304)가 뒤를 따랐다. 반면 프란시스코 서벨리(.271), 조시 해리슨(.263), 그레고리 폴랑코(.250), 조디 머서(.242), 페드로 알바레스(.206)는 모두 3할 아래였다.
마르테의 공백을 강정호로 메우려는 데는 이런 수치가 있다. 4번 타자는 해결사가 되어야 한다. 부진에서 탈출한 매커친이 살아나갈 확률이 높은 피츠버그라면 더 그렇다. 큰 것 한 방도 중요하지만 차분하게 주자를 불러들이고 후속타자에게 기회를 주는 임무도 중요하다. 강정호는 현재까지 그런 임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다. 피츠버그의 신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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