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의 절반 이상을 소화한 추신수(33, 텍사스)가 저조한 성적으로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 스스로 고민이 크겠지만 어쨌든 엄청난 연봉에 비하면 분발해야 할 성적임은 분명하다. 냉정한 현실을 받아들이고 반등의 동력으로 삼는 것이 중요한 시기다.
명예회복을 꿈꿨던 추신수는 10일(이하 한국시간)까지 77경기에서 타율 2할3푼, 출루율 3할1푼, 장타율 3할9푼9리, OPS 0.709를 기록 중이다. 분명 예상을 밑도는 수치다. 4월 출발이 너무 좋지 않았고 5월의 상승세를 6월로 이어가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잔부상도 겹치면서 흐름이 곳곳에서 끊겼다는 점도 패착 중 하나라고 할 만하다.
이런 추신수의 성적은 7년 1억3000만 달러의 기대치에 미달하는 것이 사실이다. 가장 냉정하게 바라본다면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가 초라하다. 통계전문사이트인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추신수의 올 시즌 WAR은 0이다. 이는 규정타석을 채운 리그 전체 162명 중 140위에 해당한다. WAR이 0이라는 것은 대체 수준의 선수보다 승리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존심이 상하는 성적이다.

수비에서 마이너스 성적(-7.5)가 나는 것은 매년 있어왔던 일이지만 공격에서도 -3.7을 기록하며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다. 예년 성적과 비교하면 더 초라하다. 추신수는 2008년 3.2, 2009년 5.0, 2010년 6.0의 WAR을 기록했으며 2013년에는 5.5로 리그 정상급 수치를 뽐냈다. 하지만 지난해 0.1로 WAR이 폭락한 것에 이어 올해는 그보다도 못한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이다.
아시아 선수들과 비교해도 그리 유쾌하지 못하다. 아오키 노리치카(샌프란시스코)는 1.9로 리그 전체 64위를 기록 중이며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한 강정호(피츠버그)도 0.8의 WAR은 기록하고 있다.
PECOTA 프로젝션은 추신수가 남은 64경기에서 타율 2할5푼8리, OPS 0.761 정도를 기록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그렇다면 합계 성적은 타율 2할4푼3리, OPS 0.733, 18홈런, 66타점이 된다. 추신수는 지난해 123경기에서 타율 2할4푼2리, OPS 0.714를 기록했다. 그 당시의 WAR이 0.1이었는데 올해 예상 최종 성적이 당시보다 큰 폭으로 뛰어나다고 볼 수는 없다.
1WAR은 보통 500~700만 달러의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연봉이 1400만 달러, 내년부터는 2000만 달러가 넘어가는 추신수로서는 3.0 정도의 WAR은 기록해야 몸값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성적이 계속 이어지면 언론의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아직 시즌은 절반 가까이 남아있다. 추신수가 최소한의 자존심은 살리는 후반기를 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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