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건창, 201안타 타격폼에 변화를 준 이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7.11 06: 24

넥센 내야수 서건창(26)은 독특한 타격폼이 트레이드마크다. 두 다리를 오므리고 배트를 잡은 두 손과 팔은 몸통으로 바짝 붙여놓는다. 테이크백 없이 순간 배트 스피드로 정확한 타격을 구사한다. 두산 정수빈이 그의 폼을 따라해 타격이 향상될 정도로 각광받았다. 
그러나 최근 서건창의 타격폼에 작은 변화가 일어났다. 두 손과 팔이 몸에 떨어져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가운데 허리를 잔뜩 웅크린 자세가 조금 세워졌다. 이전까지 거의 없던 테이크백 동작도 커졌다. 아직 원래 폼과 바꿔가며 활용하고 있지만 눈에 띄는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서건창은 자신만의 독특한 타격폼으로 지난해 KBO리그를 평정했다. 역대 한 시즌 최다 201안타를 터뜨리며 3할7푼의 고타율로 타율과 최다안타 타이틀을 가져간 그는 시즌 MVP까지 거머쥐었다. 그런데 왜 최고의 성공을 이끈 타격폼을 시즌 중 갑자기 바꾼 것일까. 

넥센 염경엽 감독은 서건창의 타격폼 변화를 두고 "스프링캠프 때부터 이야기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그것도 서건창 스스로가 변화의 필요성을 느낀 것이다. 염 감독은 "자기 스스로 타격할 때 힘을 전달하는 부분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변화를 주고 싶다고 했다. 캠프 때부터 폼의 변화를 놓고 고민했는데 크게 바꾸는 건 코칭스태프에서 반대했다. 탑 위치만 몸에 붙인 것을 떨어뜨려 힘을 쓸 수 있는 쪽으로 작은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서건창 본인은 대폭적인 폼 변화의 의지를 보였지만 코칭스태프에서 말린 것이다. 염 감독은 "지난해 200안타와 3할7푼 타율 안에서 조그마한 변화를 준 것이다. 코칭스태프는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게 안전하다고 봤다. 지난해 성적은 누구든 야구인생에서 평생 한 번 할까 말까한 성적이다. 그런 성적을 또 내면 건창이는 야구의 신이다"며 지난해 성적에 대해 너무 압박받지 않기를 바랐다. 
그래도 안주보다 변화를 택한 서건창의 자세에 염 감독도 깊은 인상을 받았다. "항상 더 발전하기 위해 변화를 주려 하는 도전정신은 칭찬하고 싶다. 그런 마음이 있어야 사람은 더 발전할 수 있고, 안주하지 않는 것이다"는 게 염 감독의 말이다. 
그렇다면 서건창은 타격폼의 수정을 통해 어떤 변화를 노리는 것일까. 염 감독은 "힘이나 장타력을 키운다기보다 팔을 몸에 붙여놓고 있기 때문에 리듬감이 떨어졌다. 부드럽게 움직여야 순발력이 생기고, 힘이 전달되는 느낌이 생긴다. 부드럽게 리듬을 타기 위한 것으로 보면 된다"면서 "배트가 나올 때 몸쪽 공을 칠 때 받는 불이익도 줄일 수 있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올해 서건창은 무릎 부상으로 두 달을 결장한 여파로 27경기 타율 2할5푼8리 25안타 1홈런 13타점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부상 이전부터 더 좋은 성적을 위해 변화를 추구했다. 과거 이승엽이 54홈런을 친 외다리 타법에 변화를 줘 56홈런을 친 것과 닮았다. 마음가짐이 이런데, 그의 부활은 의심할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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