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스타] 한화 문재현, "현진이형 가르침 잊지 않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7.11 06: 23

1군 선수들이 화려한 조명탑 불빛 아래 그라운드를 누빌 때 2군 선수들은 땡볕에서 희망찬 내일을 꿈꾸며 오늘도 구슬땀을 흘립니다. "1군에서 선발로 한 번만 뛰어보고 싶다"는 2군 선수들의 꿈과 희망은 현실이 되기도 합니다. 내일의 스타를 꿈꾸며 오늘을 살고 있는 2군 유망주들을 OSEN이 한 명씩 소개합니다.
"1~2년 후에는 좋은 투수가 될 것이다".
한화 김성근 감독이 주목하고 있는 투수 유망주가 있다. 바로 195cm 장신 왼손 투수 문재현(23)이 그 주인공. 지난달 16일 공익근무를 마치고 제대하자마자 한 달도 되지 않아 육성선수에서 정식선수로 전환, 1군 데뷔전까지 가졌다. 지난 8일 대전 두산전에 9회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고 볼넷 2개를 내주며 강판된 뒤 2군으로 내려갔지만 값진 경험을 했다.

서울고 출신으로 지난 2011 신인 드래프트 9라운드 전체 65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문재현은 그해 하와이 스프링캠프에 참가할 정도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그때 당시 문재현은 선배 류현진을 쫓아다니며 서클체인지업을 배웠다. 류현진이 레전드 구대성에게서 체인지업을 전수받은 것처럼 문재현 역시 류현진이 귀찮아 할 정도로 달라붙었다.
문재현은 "신인 때 현진이형에게 배운 서클체인지업을 잊지 않고 아직 써먹고 있다. 캠프에서 두 달을 따라다니며 마스터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하지만 그의 노력이 빛을 보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했다. 2012년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으며 공익근무로 군복무를 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2년의 시간이 흐른 그는 제대 한 달도 되지 않아 1군 데뷔할 정도로 철저하게 준비했다. "처음 1년은 재활을 하고, 2년째는 스케줄을 직접 짜서 개인훈련으로 몸을 만들었다. 제대 후 서산에서 체력·메디컬 테스트 이후 운 좋게 곧바로 실전에서 공을 던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성근 감독 레이더망에도 걸려든 문재현은 대전 홈에서는 물론 대구 원정까지 따라다 불펜피칭으로 직접 지도받았다. "감독님께서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다른 것보다 키가 커서 그런 것 같다. 좋은 신체를 물려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다. 감독님께서는 팔 스로잉과 중심을 잡는 밸런스를 강조하시며 힘을 키우라고 하셨다"는 것이 문재현의 말.
195cm 90kg의 체격 조건을 갖춘 문재현은 마른 몸매에서 나타나듯 아직 힘이 떨어진다. 그는 "2군에서 140km 가까이 던졌지만 이보다 더 빠르게 하고 싶다. 큰 키로 각을 살리는 투구를 하기 때문에 구속에 크게 연연하지 않지만 그래도 힘이 있어야 하체 밸런스에 안정감이 생기다. 많이 먹고 웨이트 훈련도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군복무 전후로 생각 자체도 많이 바뀌었다. 문재현은 "이전에는 성숙하지 않았다. 잡생각이 많았지만 군복무 중 혼자 있는 시간이 많으면서 생각이 커졌다. 한화 경기를 매일 보며 야구를 하고 싶은 마음에 그랬던 것 같다. 지금 이렇게 야구를 하고 있는 게 좋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문재현은 "한화에 입단해서 몸이 아픈 시간이 많았다. 이제는 다치지 않는 게 우선이다. 그 다음 1군이든 2군이든 어디서든 최선을 다하겠다. 1군에 있다면 중간이든 원포인트든 그 역할에 맞춰 팀에 도움 되고 싶다"고 소망했다. 김성근 감독은 "장래성 있는 투수다. 1~2년 후 좋은 투수가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195cm 장신 왼손, 문재현의 야구 인생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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