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위표의 위쪽과 아래쪽이 점점 벌어지고 있다. 상위권 팀들의 기세가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엘롯기’로 대변되던 하위권 팀들이 힘을 잃고 처지는 까닭이다.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더 처질 경우 일찌감치 벼랑 끝에 몰릴 수도 있다.
LG, 롯데, KIA는 올 시즌 신생팀 kt와 함께 순위표 하단에 위치하고 있다. 시즌 중반 이후부터 계속 그런 양상인데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KIA는 37승42패(.468)로 7위, 롯데는 37승45패(.451)로 8위, LG는 37승46패1무(.446)으로 9위를 지키고 있다. 최하위 kt까지 포함, 최근 어느 순간부터 7~10위 순위가 고정되어 있는 모습이다.
아직 팀당 60경기가 넘게 남아있기는 하지만 “더 처지면 위험하다”라는 이야기는 설득력이 있다. 현재 7위 KIA와 포스트시즌 진출 자격이 주어지는 5위 한화와의 승차는 4.5경기로 벌어졌다. 롯데는 5경기, LG는 5.5경기 차이다. 보통 현장에서는 3경기 승차를 만회하는 데 한 달이 걸린다고들 한다. 이를 고려하면 여기서 더 벌어지면 8·9월 레이스가 힘겨워질 수밖에 없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강하다고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 더 부담스럽다.

‘5할 본능’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기대 이상의 선전을 거듭하던 KIA는 최근 들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공격에 문제가 있는 것은 여전하고 그나마 잘 버티던 마운드도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반대로 타선에는 강점이 있는 롯데는 마운드 구멍을 메우지 못하며 어려운 시즌이 흘러가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쭉 하위권에 처져 있는 LG는 최근 투·타 모두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결국 “세 팀은 운명은 7월에 결정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7월까지 승률 5할 언저리를 기록하며 5위권을 3경기 정도로 추격할 수 있다면 8·9월에 승부를 걸어볼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승차가 지금 이상으로 벌어진다면 일찌감치 포스트시즌 레이스에서 탈락할 수도 있다. 심리적으로 쫓기게 되는 것도 부담스럽다. 어느 정도 5위의 뒷모습이 보여야 선수단 사기도 유지되는 것은 당연하다.
KIA는 중심타선의 폭발을 비롯한 타선 문제, 롯데는 마운드 운영, LG는 베테랑 선수들의 복귀로 인한 시너지 효과가 과제로 뽑히고 있다. 그리고 사령탑 모두 “올스타전까지 총력전을 펼친다”라며 승차를 최대한 좁히거나 못해도 유지하는 전략을 그리고 있다. 이제 재정비의 시간이 될 수 있는 올스타전까지 남은 경기는 5경기. 이를 포함한 7월에는 총 15경기가 남아 있다. 15경기 안에 가을야구에 대한 모든 것이 판가름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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