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1개만으로도 될 수 있는 게 승리투수지만, 유독 승리의 여신이 미소를 보내지 않는 선수들도 있다. 과거 심수창(롯데)은 18번이나 연거푸 패배를 당하며 승리의 여신을 원망하기도 했다. 그리고 올해, 그의 팀 후배인 박세웅 역시 좀처럼 승리와 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신생팀 kt의 에이스로 주목을 받던 박세웅은 시즌 개막 전 미디어데이에까지 참가하며 팀이 갖고 있는 기대치를 간접적으로 보여줬다. 팀 사정때문에 5월 트레이드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지만 아직 승리가 없다. kt에서 6경기, 롯데에서 12경기를 뛰었지만 말이다.
kt에서는 쭉 선발로 활약(6경기 4패 ERA 5.79)하던 박세웅은 롯데 이적 후 12경기에서 5번 선발로 등판했지만 아직 승리가 없다. 시즌 성적은 18경기 7패 평균자책점 6.79, 롯데 이적 후 성적은 12경기 3패 평균자책점 7.76이다.

숫자만 나열해놓고 보면 분명 좋은 성적은 아니다. 그렇지만 박세웅은 팀의 미래다. 관리를 해가며 키우는 대상이다. 그렇지만 등판일정은 다소 들쭉날쭉하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면서 5선발 요원으로 활약 중이다.
그나마 고무적인 점이라면 최근 등판경기다. 박세웅은 5일 사직 SK전에서 5⅓이닝 3피안타 3볼넷 3실점으로 롯데이적 후 가장 좋은 투구내용을 기록했다. 6회 1사 후 주자 2명을 남겨두고 마운드를 내려갔고, 불펜에서 책임주자를 막아주지 못하면서 자책점이 늘어나긴 했지만 가장 안정적으로 공을 던졌다.
최고구속은 147km, 슬라이더 최고구속은 141km까지 나왔는데 본인의 올해 최고구속(직구 149km, 슬라이더 143km)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힘을 배분해서 던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마지막 등판과 같은 안정감을 계속해서 유지한다면 첫 승리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11일 박세웅은 사직구장에서 두산 타선을 만난다. 두산은 박세웅에게 미지의 상대다. 프로에 들어온 뒤 아직 상대해본 경험이 없는 팀이다. 게다가 팀도 3연패,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 등판하는 박세웅이다.
불안정한 보직 속에서도 박세웅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난 주, 그리고 11일 등판 모두 일찌감치 정해진 선발 등판은 아니었다. 내부적으로 다른 카드도 검토했지만 마땅치않아 박세웅을 내세우고 있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 박세웅이 전반기가 지나가기 전 뒤늦은 첫 승을 신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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