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가 있지만 크리스 세든(32, SK)은 여전히 쿨했다. 몸 상태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며 팀에 공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가장 잘 풀렸던 팀으로 돌아온 세든의 목소리에서는 밝음과 강한 의지가 묻어났다.
SK는 지난 9일 크리스 세든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불의의 부상으로 시즌아웃된 트래비스 밴와트의 대체자다. 2013년 SK에서 14승을 거두며 리그 공동 다승왕에 오르는 등 맹활약을 한 세든은 일본과 대만 무대를 거쳐 다시 SK 유니폼을 입었다. 9일 입국, 11일 경기장에 나와 선수단과 상견례를 마친 세든은 “SK에 돌아와서 기쁘다”라며 특유의 선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세든은 검증된 외국인 선수다. 192㎝의 큰 키에서 나오는 릴리스포인트와 정교한 제구력이 특징이다. 빠르지 않은 공을 가지고도 2013년 리그 최고 수준의 외국인 대열에 합류한 원동력이었다. 좌우를 잘 활용하는 능력, 이닝소화능력, 변화구 구사 능력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그런데 세간에서는 아직 세든에 대한 의구심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바로 “구속이 떨어졌다”라는 지적을 받기 때문이다.

세든은 공이 빠른 투수가 아니다. 2013년 당시에도 최고 구속은 140㎞대 초반이었다. 그런데 일본과 대만을 거치며 이 구속이 더 떨어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 지난해 세든의 빠른 공 평균구속은 130㎞대 중반에 머물렀다. 아무리 제구 위주의 투수라고 하지만 우려가 됐던 것도 사실.
하지만 세든은 이런 우려에 대해 “사람들이 걱정을 하곤 하는데 내가 느끼기에 내 몸 상태는 당시(2013년)과 똑같다”라고 몸 상태에 대한 의혹을 일축했다. 이어 세든은 “2013년 한국에서 뛸 때도 구속이 많이 나오는 유형의 투수는 아니지 않았나. 공의 움직임, 로케이션, 체인지업 구사 등으로 좋은 성적을 냈던 것이다”라면서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실제 세든의 구속은 2014년 떨어져 있었던 것이 맞다. 세든을 ‘관심 후보군’으로 넣고 꾸준히 관리했던 SK도 이 문제를 알고 있었다. 지난해 세든 영입을 타진하지 않았던 이유다. 하지만 올해는 세든의 구속이 충분히 올라왔다는 확인을 했다. 지난해 세든을 지켜봤던 실무자들이 똑같은 선수를 두고 다른 평가를 내린 것은 그만한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최고 145㎞가 나왔고 평균구속은 130㎞대 후반에서 140㎞대 초반을 오르내렸다. 이 정도면 2013년과 비슷하다. “내가 느끼기에는 똑같다”라는 세든의 자신감과도 일치한다.
결국 성적으로 보여줘야 할 문제다. 일본에서 한 차례 실패를 맛봤던 세든도 친정이라고 할 수 있는 SK 복귀를 전환점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세든은 “가장 중요한 것은 팀의 후반기 성적이다. 감독과 코칭스태프 판단에 따르겠다. 선발로도 준비가 되어 있지만 중간에서 뛸 상황이 되면 역시 그럴 준비가 되어 있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세든이 스스로 보여준 자신감을 그라운드에서 입증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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