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이닝 1실점’ 켈리, 반등 축포 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7.11 20: 41

한동안 고전을 면치 못하던 SK 외국인 투수 메릴 켈리(27)가 반등 축포를 제대로 쏘아 올렸다. 2경기, 16이닝에서 단 1실점으로 버티며 SK 마운드에 희망봉으로 떠올랐다.
켈리는 11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 선발로 나가 7이닝 동안 84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5승째를 따냈다. 2경기 연속 호투였다. 켈리는 지난 5일 사직 롯데전에서 9이닝 1실점 완투승을 거두며 반등의 신호탄을 터뜨렸다. 그렇다면 이날은 남은 반등 포탄도 모두 쏘아올렸다고 할 수 있었다.
완전히 제 궤도에 오른 모습이었다. 빠른 공 최고 구속은 150㎞까지 나왔고 컷패스트볼, 투심패스트볼을 적절히 활용하며 KIA 타자들의 방망이를 살짝 피해나갔다. 여기에 켈리의 주무기라고 할 수 있는 체인지업의 위력이 워낙 좋았다. 이날 켈리는 6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는데 이 중 4개가 체인지업이었다. 130㎞ 중반대에 형성된 체인지업은 빠른 공처럼 들어오다 마지막 순간 살짝 가라 앉으며 KIA 타자들의 헛방망이를 유도해냈다.

6회까지 단 1피안타로 선방했던 켈리는 7회 이날 첫 위기를 맞이했으나 무실점으로 막아내는 저력을 과시했다. 켈리는 3-0으로 앞선 7회 선두 김민우, 그리고 브렛 필에게 연속 좌전 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1,2루에 몰렸다. 타선이 계속되는 기회에서 점수를 내지 못해 심리적으로도 쫓길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켈리는 흔들리지 않았다. 1점 정도로만 교환해도 성공적이었던 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나지완을 1루수 파울 플라이로 잡으며 한숨을 돌린 켈리는 대타 김주찬과의 승부에서 우익수 뜬공을 유도하며 승리를 거뒀다. 여기에 김주형의 강한 타구는 2루수 나주환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가며 절대 위기에서 탈출했다.
켈리의 장점은 다양한 구종을 낮은 코스에 던질 줄 안다는 것이다. 그런데 손목 염증 증세로 한 차례 선발 로테이션을 거른 후에는 그런 장점이 잘 나오지 않았다. 공이 자꾸 높게 들어와 난타 당했다. 하지만 최근 2경기에서는 특유의 제구력이 살아났고 한결 가벼운 몸놀림과 빨라진 구속까지 과시하며 확실한 반등 조짐을 과시했다. 많은 이닝까지 소화하며 불펜의 부담까지 덜어줬다는 것을 생각하면 켈리의 2승은 그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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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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