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혁-박경수, 모범 FA 넘어 kt의 핵심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07.12 07: 37

kt 위즈가 6월 이후 신바람을 내고 있다. 상대를 가리지 않고 저력을 발휘하며 4할 승률까지 노리고 있는 kt. 그 중심에는 FA 듀오 박기혁(34)과 박경수(31)의 대활약이 있다.
kt는 올 시즌을 앞두고 FA 시장에서 3명의 선수를 영입했다. 대어급 선수를 노리기보단 준척급 선수들을 목표로 삼았다. 그 결과 김사율 박기혁 박경수 3명의 선수를 영입하며 전력을 강화했다. 기본적으로 수비를 안정시키기 위한 포석이 깔려있었다. kt가 FA 영입으로 쓴 돈은 44억 1000만원. FA 선수들의 몸값이 치솟는 것을 감안하면 통 큰 투자는 아니었다. 또한 이들의 지난해 성적에 비하면 높은 값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kt는 새로운 팀에서의 활약을 기대했다. 무엇보다 박기혁-박경수 키스톤 콤비가 내야 수비의 중심을 잡아줄 것이라는 기대를 걸었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공격적인 측면에서 기대 이하였다. 수비는 비교적 탄탄했지만 주전 유격수 박기혁은 4월까지 타율 1할3푼6리에 그쳤다. 박경수는 4월까지 타율 2할4푼 1홈런의 기록. 그러나 두 선수들에 대한 믿음은 변함없었다. 충분히 제 몫을 해줄 것이라는 게 kt 코칭스태프의 평가였다.

그리고 올스타전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두 선수의 영입이 성공이라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시즌 전의 평가를 뒤집는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먼저 유격수 박기혁의 환골탈태가 눈에 띈다. 그는 6월 이후 타율 3할6푼6리 7타점을 기록 중이다. 이 기간 동안 장타율 4할6푼2리 출루율 4할3푼3리로 타격 지표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11일 수원 삼성전에선 4타수 3안타를 기록하며 타율을 2할8푼5리까지 끌어 올렸다.
박기혁은 최근 변화에 대해 “벤치에서 많이 쉬면서 생각할 시간이 많아졌다. 이숭용 타격 코치님과 이야기도 많이 나눴고 정신적으로 좋아진 것 같다. 나가서 경기만 할 때랑 또 벤치에 앉아있을 때랑은 다르다. 벤체 있다 보니 느끼는 게 많았다”라고 말한다. FA 계약 부담에 대한 짐도 서서히 덜고 있다. 그는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지만 부담을 덜고 있다는 게 좋다. 그래서 가장 기분 좋은 한 해가 되고 있다”고 답했다.
주전 2루수 박경수의 활약도 만만치 않다. 조범현 kt 감독은 박경수에 대해 “15~20홈런은 칠 수 있는 선수”라고 굳건한 믿음을 표했다. 그리고 박경수는 10일 수원 삼성전 멀티 홈런에 이어 11일 삼성전에서도 쐐기 투런포를 날리면서 시즌 11홈런 고지에 올라섰다. 홈런을 칠 때 마다 한 시즌 최다 홈런이 쓰여지고 있다. 조 감독이 기대한 15홈런에도 4개만을 남겨둔 상황. 시즌 타율 2할6푼1리 11홈런 36타점 장타율 4할4푼7리 출루율 3할9푼8리의 맹활약이다.
박경수는 목표했던 전 경기 출장에 실패했지만 팀 내에서 김상현, 이대형과 함께 규정 타석을 지키고 있다. 6월 이후의 성적을 보면 더 놀랍다. 6월부터 현재까지 타율 3할1푼6리 10홈런 22타점 장타율 6할6푼3리 출루율 4할7리의 기록이다. 팀 내 타점이 마르테(28타점)에 이어 2위고 OPS는 무려 1.070으로 1위에 올라있다. 박경수는 “기술적인 부분 보다는 노림수가 통하고 있다”라고 설명한다.
지금의 성적이라면 박기혁의 3+1년 11억 4000만원(계약금 4억 5000만원, 연봉 1억5000만원, 옵션 3년간 연 3000만원)과 박경수의 4년 총액 18억 2000만원(계약금 7억원, 연봉 2억 3000만원, 옵션 4년간 연 5000만원)은 흔히 말하는 ‘모범 FA’에 가깝다. 이 뿐만 아니라 팀의 키스톤 콤비로 기여하는 부분을 생각한다면 몸값 이상의 활약. 두 선수는 수비에서 안정감을 자랑한다.
박기혁은 박경수와의 호흡에 대해 “몇 년 호흡을 맞춘 것처럼 편하다. 경수가 워낙 수비를 잘 하는 선수다보니까 어떻게 던져도 커버해준다. 나는 롯데에서 오래 뛰었고, 경수는 LG에서 오래 뛰었는데 아마 다른 팀에서도 서로의 플레이를 많이 본 것이 도움이 되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 키스톤 콤비는 최근 하위 타순에서 팀 공격까지 이끌고 있다. 아울러 모범 FA를 넘어 팀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멤버로 자리 잡고 있다.
krsumin@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