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를 대표하는 두 타자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 2015년 전반기였다. 이대호(33, 소프트뱅크)는 펄펄 날았고 추신수(33, 텍사스)는 다시 고개를 숙였다. ‘평행이론’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함께 웃고, 함께 울었던 두 동갑내기 타자지만 올해는 그런 이론이 성립되지 않는 모습이다.
한·미·일 프로야구가 이제 전반기를 마치고 각각 올스타전 휴식기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일본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두 간판타자는 상반된 전반기를 보냈다. 이대호는 5월 월간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하는 등 꾸준한 모습을 선보이며 제 몫을 단단히 했다. 하지만 추신수는 최악의 4월을 보냈고 5월 반등세를 6월에 이어가지 못하며 비난 여론에 직면해 있다.
이대호는 일본프로야구 진출 후 최고 기록을 쓸 기세다. 11일까지 76경기에서 타율 3할2푼5리, 18홈런, 57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타율은 리그 4위, 홈런은 4위, 최다안타 5위, 타점 4위, 출루율 5위, 장타율 3위를 기록하는 등 도루를 제외한 전 부문에서 리그 타격 상위권에 올라 있다.

4월 초반 부진하기는 했지만 그 후 꾸준히 자신의 타격감을 이어가며 리그 정상급 외국인 타자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일본 진출 후 최고 기록도 기대되고 있다. 이대호는 오릭스 시절이었던 2013년 3할3리, 24홈런, 91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현재 추세라면 홈런과 타점 부문에서 당시의 기록을 모두 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반면 추신수는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자리잡은 뒤 가장 못한 기록이 나올 위기다. 추신수는 올 시즌 78경기에서 타율 2할2푼7리, OPS(출루율+장타율) 0.704, 11홈런, 38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홈런과 타점에서는 그럭저럭 선전하고 있지만 자신의 최대 장점이었던 출루율이 3할1푼까지 처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2008년 이후 추신수가 가장 저조한 성적을 냈던 시즌은 여러 악재가 겹쳤던 2011년, 그리고 텍사스 이적 후 첫 해였던 지난해라고 할 만하다. 그러나 2011년은 타율 2할5푼9리, OPS 0.733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타율 2할4푼2리, OPS 0.714의 성적은 냈다. 올해는 타율, 출루율, OPS 전 분야에서 현재까지는 가장 못한 성적을 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후반기 전망은 어떨까. 이대호는 밝다. 타격감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고 이미 일본에서는 두려움의 대상이 됐다. 몸 상태도 나쁜 곳이 없다. 이 정도 성적은 계속 이어갈 것이라 보는 시각이 유력하다. 추신수는 일단 구름이 걷혀야 하는데 전반기에 비하면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초반 부진에 대한 부담을 떨쳐 버리고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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