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안타를 만든다".
2015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야구대표팀은 일본과 대만에게 무릎을 꿇고 동메달에 그쳤다. 아쉬운 동메달이었지만 눈길을 모은 재목은 있었다. 5경기 모두 1번타자로 출전한 건국대 4학년 조수행이다. 대학 최고의 리드오프로 인정받고 있는 그가 국제 무대에서도 존재감 높은 활약을 했다. 이건열 대표 감독도 "발로 안타는 만드는 재주가 기막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U대회에서 20타수 10안타, 타율 5할을 기록했고 7타점 7득점 8도루를 기록했다.일본과 대만과의 경기에서도 주눅들지 않았다. 일본전에서는 4타수 2안타와 도루까지 성공시켰다. 퀵모션이 뛰어난 일본투수들의 견제에 한 번 당했지만 두 번째는 도루에 성공했다. 대만전에서는 4타수 1안타에 2도루. 내야 안타가 될 수 있는데 대만 주심이 아웃을 선언해 1안타를 강탈 당했다. 중심타자들의 득점타가 있었다면 한국은 맥없이 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조수행은 대학야구 최고의 기동력을 보유했다. 도루 능력이 대단히 뛰어나다. 대학 통산 86개의 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작년 3학년 시절은 24경기에서 35개의 도루를 성공시켰고 올해는 12경기에서 18개를 달성했다. 일단 1루를 밟으면 자동으로 2루로 가는 셈이다. U대회 무대에서도 도루능력을 발휘했다.
홈에서 1루까지 3.88초에 끊는 번개탄 사나이이다. 이 정도면 약간 깊숙한 내야땅볼이면 안타가 되는 확률이 높다. 조수행은 작년 3할2푼3리, 올해는 3할1푼8리를 기록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빠른 발로 안타를 곧잘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때문에 조수행이 타석에 나서면 상대 3루수는 코 앞까지 바짝 나온다고 한다.
발이 빠르니 당연히 중견수의 수비폭도 넓다. 일본전에서도 2회말 2사2루에서 사카모토의 좌중간 2루타성 타구를 전력질주해 잡아내는 그림같은 수비를 보여주었다. 강릉고 출신으로 원래는 유격수였다. 그러나 외야수로 전향했다. 그만큼 어깨도 강하다. 타구 판단력도 뛰어나고 센스도 갖춰 프로에 지명을 받으면 손가락 안에 드는 외야 수비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오는 8월 2016 신인 드래프트를 기다리고 있다. 어느 팀이 조수행을 낙점할 것인지 관심이다. 외야수이기 때문에 상위권이 안될 수도 있지만 외야수와 1번 타자가 부족한 팀들의 낙점을 받을 수도 있다. 타격은 아직 약점이 있다. 프로의 지명을 받으면 여기에서 성공 여부가 갈릴 것이다. 물론 체계적인 조련을 받고 노력하면 타격능력은 향상된다. 번개맨 조수행의 행로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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