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CC는 페어웨이가 좁고 그린도 높낮이가 심해 공략이 까다로운 골프장이다. 그런 양산CC의 환경이 골프존 ‘2015-16 롯데렌터카 WGTOUR 섬머 2차 대회’ 결선에서도 고스란히 반영 됐다.
내리막 퍼트에서 여차하면 버디 퍼트가 보기 퍼트가 되는 상황을 각오해야 한다.
12일 대전 골프존 조이마루에서 열린 ‘2015-16 롯데렌터카 WGTOUR 섬머 2차 대회’ 결선 최종라운드. 챔피언조가 14번 홀을 지나고 있었다. 전날 1라운드에서 7언더파로 선두를 달렸던 남궁선경이 8언더파로 2위, 전날 4언더파로 2위였던 심보현이 9언더파로 1위가 돼 있었다.

남궁선경의 버디퍼팅이 홀 곁을 살짝 비켜갔다. 그러나 공은 멈추질 않고 데굴데굴 굴러 17미터를 넘게 지나쳐 버렸다. 반면 심보현은 주저 없이 터치한 6.7미터 중거리 퍼팅이 그대로 홀컵으로 빨려 들어갔다. 심보현이 10언더파, 남궁선경이 7언더파로 운명이 갈라지는 순간이었다.
심보현(21)이 12일 대전 골프존 조이마루에서 열린 ‘2015-16 롯데렌터카 WGTOUR 섬머 2차 대회(총 상금 5000만 원)’ 결선 최종라운드에서 10언더파로 우승했다. 심보현은 2012년부터 시작 된 WGTOUR에서 처음으로 우승하는 영광을 안았다. KLPGA 지망생인 심보현은 이 대회 직전까지 WGTOUR 포인트 순위 4위, 상금 순위 5위를 달리고 있었다. 이날 우승 상금 1000만 원을 보태 총 1096만 뭔으로 단숨에 상금 순위에서도 1위로 뛰어 올랐다.
1라운드 1, 2위의 주인공이자 2라운드(최종라운드) 후반홀에서 매치 플레이를 연상케 하며 접전을 펼치던 남궁선경과 심보현은 14번 홀을 기점으로 우승자와 준우승자로 입지가 갈렸다.
이날 심보현의 뚝심은 후반홀이 시작되면서부터 기세를 떨치기 시작했다. 전반홀까지 1타를 줄이면서 남궁선경과 더불어 탐색전을 펼친 심보현은 10번 홀부터 화끈한 버디쇼를 펼치기 시작했다. 심보현은 14번 홀에서 남궁선경을 사실상 따돌리기까지 5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는 기염을 토했다.
남궁선경도 후반홀 들어 2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심보현과 일합을 겨뤘으나 14번 홀에서 일격을 맞으며 물러났다.
심보현은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양산CC를 실제 가보지는 않았지만 스크린에서도 페어웨이가 좁았고 그린도 매우 까다로웠다. 하나하나 볼에만 집중한다는 생각으로 경기를 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 승부가 갈린 14번 홀에서 홀에 갖다 붙인다는 생각으로 퍼팅을 했는데 다행히 들어가 경기가 잘 풀렸다”고 말했다.

내년 KLPGA 입문을 준비하고 있는 심보현은 “아직 전문 프로의 지도를 받은 적이 없이 독학으로 준비하고 있다. 아빠와 함께 프로 선수들의 영상을 보면서 차근차근 준비를 하고 있는데, 스윙과 퍼팅을 좀더 가다듬고 실전 감각을 좀더 익힌 후, 언더파에 대한 확신을 얻은 후에 도전을 하겠다”고 밝혔다.
심보현의 우승으로 끝난 2차 대회 결선은 1라운드 93명, 2라운드 64명의 선수가 우승 트로피를 놓고 열띤 경합을 벌였다. WGTOUR의 모든 경기는 LPGA 공식 골프 시뮬레이터 비전 플러스 시스템에서 진행된다. 이번 ‘2015-16 WGTOUR 섬머 2차 대회’의 코스는 골프존 비전 플러스 양산CC(1라운드 5688m, 2라운드 5756m)에서 진행됐다.
2015-16 WGTOUR는 롯데렌터카가 메인스폰서를, 까스텔바작, 볼빅, 뱅골프, 1879, 모리턴 등이 오피셜 스폰서로 참여했다. 이번 WGTOUR 섬머 2차 대회의 결선 2라운드는 SBS골프 채널을 통해 녹화 돼 방송된다. 27일 저녁 10시 30분부터 방송될 예정이다.
letmeout@osen.co.kr
롯데렌터카 WGTOUR 섬머 2차대회 결선에서 10언더파로 우승한 심보현. /골프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