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자스大 진짜 실력? ‘NBA급 선수만 3명’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07.13 06: 46

“당장 NBA에 지명될 선수만 3명이다.”
캔자스대학이 남자농구 결승에 진출했다. 캔자스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 미국 U대표팀은 12일 동강대체육관에서 개최된 2015 광주 유니버시아드 남자농구 준결승에서 강호 러시아 U대표팀을 78-68로 물리쳤다. 미국은 13일 오후 9시 염주시내체육관에서 독일 U대표팀을 상대로 우승에 도전한다. 
러시아는 지난달 30일 서울에서 개최된 아시아-퍼시픽 챌린지에서 결승전에서 한국 U대표팀에게 2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91-96로 패한바 있다. 당시 러시아는 조직력이 완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였다. 감독은 여러 조합을 시험하며 승패보다 내용에 의미를 뒀다.

12일 만에 다시 만난 러시아는 전혀 다른 팀이 돼있었다. 러시아는 몬테네그로, 스웨덴, 몽골, 멕시코, 캐나다, 에스토니아를 완파하고 6연승으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러시아는 한국을 73-62로 이긴 에스토니아를 86-65로 완파했다. 러시아는 12명 중 절반이 202cm 이상 장신이다. 센터를 보는 안드레이 데샤트리코프(220cm)와 아르템 클리멘코(214cm)는 다른 선수들보다 머리 하나가 더 있었다. 분명 신장은 러시아가 유리했다.
농구는 반드시 신장이 크다고 높이가 우월한 것은 아니다. 미국선수들은 압도적인 운동능력과 강인한 신체로 신장의 불리함을 넘고도 남았다. 미국은 가드부터 센터까지 전부 1 대 1득점능력이 탁월했다.
180cm에 불과한 주전가드 프랭크 메이슨 3세는 마치 러셀 웨스트브룩을 연상시켰다. 그는 화려한 드리블로 상대를 제친 뒤 상대 센터와 몸싸움을 해가며 득점했다. 힘과 개인기를 앞세운 전형적인 미국농구였다. 메이슨이 드리블을 치고 나갈 때마다 관중석에서 탄성이 터졌다. 한국프로농구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화려한 선수였기 때문이다.
203cm의 포워드 페리 엘리스는 외곽플레이도 능했다. 상대가 자신보다 크면 외곽으로 공을 끌고나와 3점슛을 성공시켰다. 220cm의 선수를 상대로 시도하는 포스트업, 드리블 기술을 바탕으로 한 페이스업도 능숙했다. 키가 크면 무조건 센터를 보고, 드리블과 슛 연습을 등한시 하는 한국농구에서 나오기 힘든 유형의 선수다.
흑인특유의 운동능력도 발휘됐다. 2쿼터 후반 웨인 쉘든 주니어는 앨리웁 덩크슛을 터트렸다. 4쿼터 막판에는 220cm를 앞에 세워두고 투핸드 슬램덩크를 터트렸다. 멋을 부리기 위해 하는 플레이가 아니었다. 장신선수가 많은 러시아의 수비 뒷공간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철저한 기본기가 바탕이 된 쉘든은 정교한 점프슛도 일품이었다.
빌 셀프 감독은 여러 명의 선수를 골고루 기용했다. NBA에 못 가는 후보 선수들의 기량도 출중했다. 모든 선수들은 수비능력을 기본으로 갖추고 있었다. 주전과 후보를 가리지 않고 루즈볼을 향해 몸을 날렸다. 학생선수다운 패기가 넘쳤다. 선수들이 조금만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도 빌 셀프 감독의 호통이 이어졌다.  
캔자스대를 취재하기 위해 미국에서 다수의 기자들이 왔다. 캔자스대의 경기는 모두 ‘ESPNU’ 채널을 통해 전미에 생중계되고 있다. 바비 나이트게일 기자는 캔자스대학 스포츠만 취재하는 온라인매체 ‘KU 스포츠’ 소속이다. 그는 “페리 엘리스와 프랭크 메이슨 3세, 웨인 쉘든 주니어는 NBA에 지명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선수들”이라고 소개했다.
4학년에 올라가는 페리 엘리스는 올해 NBA 드래프트에 나가도 1라운드 지명이 가능했다. 하지만 그는 대학에 남기로 결정했다. 엘리스는 “스포츠 매니지먼트를 전공하고 있는데, 대학에 남아 졸업하고 싶었다. NBA는 언제든 갈 수 있지만, 공부를 더 하고 싶었다. NBA에 지명되면 스몰포워드든 파워포워드든 가리지 않고 맡을 자신이 있다”고 힘줘 말했다.
웨인 쉘든 주니어는 “오늘 220cm 선수를 상대로 덩크슛을 시도했다. 짜릿한 덩크였다. 상대가 커도 언제든 제치고 덩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며 기뻐했다. NBA 진출을 미룬 것에 대해서는 “대학에 1년 더 남는 것이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미래의 NBA 선수들이 포진한 캔자스대는 U대회서 한국 팬들에게 농구의 진수를 제대로 선보이고 있다. 캔자스대 경기에는 매번 농구장에 만원관중이 들어차고 있다. 티켓값이 전혀 아깝지 않은 구경거리다. 국내서 미국대학농구 최정상팀의 플레이를 볼 기회는 흔치 않다.
빌 셀프 감독은 “미국이 2005년 이후 U대회 금메달이 없다. 이번에 금메달을 딴다면 선수들에게나 내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라며 독일과의 진검승부를 기대했다. 미국 대 독일의 남자농구 결승전은 U대회를 성대하게 마무리 짓는 최고의 빅매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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