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주석이? 올 가을에 반 죽어야겠지".
연일 전쟁 같은 승부의 연속. 하루 앞을 내다보기 힘든 시즌 중이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당장 눈앞의 승부에도 모든 것을 쏟아 붓는 '하루살이' 야구를 하고 있다. 하지만 김 감독이 현재만을 바라보는 건 아니다. 팀의 미래를 보며 벌써부터 가을 마무리캠프에 합류할 군제대 선수들과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한화는 상무·경찰청에서 군복무하고 있는 유망주 선수들이 올 시즌을 마치고 돌아온다. 상무에는 내야수 하주석(21) 오선진(26) 투수 김용주(24), 경찰청에는 내야수 최윤석(28) 외야수 양성우(26) 투수 김경태(24) 등 젊고 싱싱한 선수들이 한꺼번에 가세한다. 김성근 감독도 그들의 존재를 알고 눈여겨본다.

특히 2012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입단한 특급 유망주 하주석은 2군 퓨처스리그에서 66경기 타율 3할7푼1리 99안타 5홈런 55타점 29도루로 맹활약 중이다. 출루율(.433)과 장타율(.569)을 합한 OPS는 무려 1.002. 홈런 5개 외에도 2루타 18개와 3루타 10개로 폭발적인 스피드를 자랑한다. 내야수뿐만 아니라 최근 외야수까지 소화하며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다.
SK 시절 김 감독 밑에서 뛰어본 적이 있는 최윤석도 69경기 타율 3할5푼3리 61안타 2홈런 37타점으로 수준급 성적을 내고 있다. 그는 볼넷을 무려 50개나 골라내 출루율이 2군 리그 전체에서 가장 높은 5할6리다. 입대 전 주전 3루수였던 오선진도 47경기 타율 4할7푼1리 2홈런 19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은 평가를 보류했다. 김 감독은 "군대에서 돌아올 선수들이 서너 명 좋다고 들었다. 그런데 2군에서 잘해봤자 뭐하는가. 김회성도 2군에선 잘했었다"며 "하주석이는 올 가을에 반 죽어야 할 것이다. 오선진이나 최윤석 등도 마찬가지다. 가을에 훈련하는 것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대부분 감독들이 자신의 두 눈으로 직접 선수를 보고 판단하기를 원한다. 누구보다 훈련을 중시하는 김 감독 스타일상 더욱 그렇다. 김 감독은 "이시찬과 임익준도 작년 가을에나 봄 캠프를 하지 못했다. 군제대 선수들과 함께 가을 캠프에 데려가서 제대로 훈련하면서 경쟁을 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가을 훈련을 하고 내년쯤 되면 분명 어린 아이들의 기량이 많이 올라올 것이다. 선수층이 지금보다 훨씬 두꺼워질 수 있다"며 벌써부터 가을 마무리캠프를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야수들의 나이가 많기 때문에 미래도 분명 염두에 둬야 한다. 김 감독이 군제대 선수들과의 훈련을 기다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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