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난공불락' 로젠탈 허무는 새 천적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7.13 06: 17

트레버 로젠탈(25,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 최고의 마무리라 하기에 손색이 없다. 강정호(28,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를 만나지 않았다면 더욱 그랬을 것이다.
로젠탈은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까지 40경기에 등판해 1승 1패 26세이브, 평균자책점 0.86을 기록했다. 90마일대 후반의 강속구를 던지는 로젠탈은 구위로 타자들을 압도하며 자책점을 4점만 내줬고, 41⅔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피홈런은 단 1개가 전부다.
하지만 강정호는 그런 로젠탈에게 강했다. 그의 유일한 피홈런도 강정호를 상대했을 때 나왔다. 빅리그 투수들의 강속구에 주눅 들지 않고 빠른 볼을 잘 공략하고 있는 강정호는 같은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서 뛰는 로젠탈을 맞아 솔로홈런과 3루타 포함 3타수 2안타 1타점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4일에는 부시 스타디움에서 0-1로 뒤지던 9회초 로젠탈의 커브를 정확히 받아쳐 좌중간 펜스를 넘기는 동점 솔로홈런을 때려냈다. 이 경기 이전까지 평균자책점 0.77로 승승장구 중이던 로젠탈은 시즌 첫 피홈런과 블론 세이브를 동시에 맛보는 아픔을 겪었다. 이때 그의 평균자책점은 1.42로 치솟았다. 이번 시즌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전날인 12일 경기에서도 장타가 터져 나왔다. 홈인 PNC파크로 로젠탈을 초대한 강정호는 3-4로 패색이 짙던 10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로젠탈에 맞섰다. 97마일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우측 담장을 맞히는 3루타로 위협한 강정호는 후속타에 홈을 밟아 동점을 자신의 발로 만들었다.
지난 10일에는 좌익수 플라이로 끝났지만, 이 역시 로젠탈에게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장면 중 하나였다. PNC파크에서 있었던 양 팀의 맞대결에서 피츠버그는 9회말 앤드류 맥커친의 솔로홈런으로 1-4 추격에 성공하며 로젠탈을 소환했다. 몸쪽 빠른 공에 강정호는 방망이를 돌렸고, 좌익수 플라이가 됐지만 맞는 순간에는 투수도 장타를 직감한 듯 잠시 고개를 숙이는 장면이 나왔다. 그만큼 타구음도 경쾌했다.
6월 타율 2할2푼1리로 주춤했던 강정호는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 살아나며 시즌 타율을 다시 2할6푼7리까지 끌어 올렸다. 4홈런으로 장타가 다소 아쉽다는 지적도 있지만 2루타는 10개로 기회(221타수)에 비해 아주 적은 편은 아니다. 첫 시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공수에서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는 강정호다.
특히 같은 지구에 속한 특급 마무리를 상대로도 기죽지 않고 자기 스윙을 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이다. 오히려 이제는 로젠탈이 강정호를 보며 위축될지 모른다. ‘만만하지 않은 타자’라는 이미지를 같은 지구 투수들부터 갖게 된다면 점차 리그 전체에서도 한 방이 있는 타자로 자리를 잡기 수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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