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추신수(33,텍사스 레인저스)는 공수주 모두 갖춘 만능 선수였다. 20홈런-20도루를 3번이나 달성했고, 수비에서는 강견을 자랑하는 자원이었다. 그렇지만 남다른 각오로 돌입한 2015년, 추신수의 전반기 성적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거액의 계약을 맺고 텍사스 유니폼을 입은 추신수지만 2년 연속 고난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계약 첫 해인 작년에는 타율 2할4푼2리 13홈런 40타점에 그쳤고, 수술로 일찌감치 시즌을 마감했다. 여기저기 아픈 곳이 많았던 추신수는 작년 시즌을 마감한 뒤 몸에 있는 크고 작은 문제들을 모두 점검했고, 작운 곳 하나까지 모두 손을 봤다.
그렇지만 2015시즌 전반기 추신수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타율 2할2푼1리(307타수 68안타) 11홈런 38타점이다. 타점만 놓고 본다면 작년보다는 페이스가 좋지만, 문제는 세부 성적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전반기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는 모두 162명, 추신수의 순위는 151위다. 추신수보다 타율이 낮은 11명의 타자 중 추신수보다 2015년 연봉을 많이 받는 선수는 없다.

과거 최고의 강점이었던 출루도 크게 빛을 못 보고 있는데, 추신수의 전반기 출루율 3할5리는 전체 120위, 장타율 3할8푼4리는 112위다. OPS 0.698는 121위에 해당한다.
세이버매트릭스 스탯 역시 추신수의 전반기 성적을 냉정하고 보여주고 있다. 이제는 메이저리그에서 보편적으로 쓰이는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fangraphs.com 기준), 추신수는 -0.2를 기록하며 규정타석을 채운 161명 가운데 147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WAR 음수값이 나왔다는 건 대체선수(평균적인 성적을 기대할 수 있는 백업선수)가 출전하는 게 추신수가 출전하는 것보다 승리에 더 많은 기여를 한다는 뜻이다.
타자의 WAR는 크게 공격과 수비로 나눌 수 있다. 공격에서 기여를 하는 선수는 수비에서 조금 감점을 받기도 하고, 반대로 수비형 선수는 수비 쪽에서 공격에 만회를 한다. 그런데 추신수의 공격 WAR(Offence WAR)는 -5.8, 수비 WAR(Deffence WAR)는 -7.6이다. 공수 모두 팀에 큰 도움이 안 된다는 의미다.
여기에 선수가 베이스러닝으로 몇 득점이나 더했는지 보여주는 BsR이라는 기록도 있는데, 추신수는 이것까지도 -1.1로 음수를 기록 중이다. 전반기 메이저리그에서 WAR와 Off WAR, Def WAR, BsR 모두 음수를 기록한 선수는 추신수를 포함해 모두 12명이었다.
큰 기대와 함께 2015시즌에 임한 추신수지만 일단 전반기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부진에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부상 여파와 심리적 요인 그리고 신체능력 저하 등 세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액연봉 선수로 팀 성적에 과중한 책임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것이 부진을 겪는 고액연봉 선수의 비애다.
추신수는 후반기 팀과 본인 모두를 위해 반드시 반등을 해야 한다. 전반기 텍사스는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3위를 기록했는데, 선두 LA 에인절스에 5.5게임 뒤져 있다. 데릭 홀랜드와 마틴 페레즈가 후반기 복귀할 텍사스는 얼마든지 선두경쟁을 벌일 저력이 있다. 여기서 추신수가 제 역할을 해준다면, 텍사스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훨씬 높아지게 된다. 게다가 추신수 본인도 명예회복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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