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혹평' 추신수, “더 책임감 갖겠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7.14 06: 22

수비적인 측면에서 몇 차례 썩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던 추신수(33, 텍사스)가 고개를 숙였다. 좀 더 책임감을 갖겠다며 달라진 모습을 약속했다.
추신수는 13일 미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크 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의 경기를 마지막으로 전반기 일정을 마감했다.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추신수의 전반기 성적은 최악에 가까웠다. 추신수는 전반기에 총 80경기에 출전, 타율 2할2푼1리, 출루율 3할5리, 장타율 3할8푼4리, OPS(출루율+장타율) 0.689를 기록했다. 11개의 홈런과 38타점을 기록했으나 만족스럽다고 할 만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추신수의 타율은 규정이닝을 채운 162명 중 15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추신수보다 못한 타율을 기록한 외야수는 단 3명밖에 없었다. 최대 장점으로 뽑혔던 출루율도 120위까지 추락했다. ‘팬그래프닷컴’에 의하면 추신수는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는 -0.2였다. 이는 더 떨어질 곳이 없을 것 같았던 지난해(0.1)보다도 못한 성적이며 2013년(5.5)에 비하면 폭락이다.

이런 마이너스 수치의 WAR을 만든 또 하나의 원흉은 수비다. 공격에서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추신수는 설상가상으로 수비에서도 몇 차례 느슨한 플레이로 질책을 받았다. 가장 대표적인 사건이 지난 6월 11일 오클랜드전에서의 수비 실수였다. 이 플레이 하나는 제프 배니스터 감독과의 신경전으로까지 이어지며 현지 언론의 비상한 관심을 받기도 했다.
 
1루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조브리스트의 우전안타 때 추신수는 컷오프맨에게 공을 던지는 대신 1루 주자를 잡기 위해 곧바로 3루에 공을 던졌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공이 향하는 사이 조브리스트는 2루까지 뛰었고 3루수 갈로의 악송구가 나오며 1점을 헌납하고 말았다. 이에 대해 배니스터 감독은 이례적으로 공개적인 질책을 했고 추신수는 “직접 글러브를 들고 뛰어보라”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등 갈등 조짐이 있었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도 느슨한 수비가 나와 지역 언론에 한바탕 잔소리를 들었다. 0-0으로 맞선 2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윌 베너블이 친 타구가 1루수 프린스 필더를 맞고 우익수 방향으로 흘렀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추신수가 적극적으로 대시하지 않았고 오히려 2루수 러그네드 오도어가 외야로 떼굴떼굴 구르는 타구를 잡기 위해 달려갔다. 그 사이 베너블은 3루까지 내달리며 우익수 앞 3루타가 됐다.
배니스터 감독은 “보기 힘든 장면임에는 분명했다”라고 말을 아꼈지만 “어느 때든 우리는 최선을 다해 플레이해야 한다. 우리의 마음가짐 문제”라고 이야기했다. 지역 언론인 ‘댈러스모닝뉴스’는 “추신수는 공상 중에 자동차 열쇠를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해내려 노력하는 표정이었다”고 아예 강하게 비난했다. 누가 봐도 우익수가 직접 뛰어 들어와 1루 주자의 움직임을 막았어야 했던 상황이었으나 추신수는 집중력이 떨어진 듯한 모습이었다는 것이다.
누구보다 괴로웠을 추신수도 이에 대해 솔직하게 자신의 잘못을 시인했다. 추신수는 13일 ‘FOX스포츠사우스웨스트’의 앤서니 안드로와의 인터뷰에서 “외야수가 더 많은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그런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라면서 “아마도 내가 너무 일찍 포기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어쨌든 자신의 플레이가 잘못된 것이니 핑계를 대지 않겠다는 것이다. 타구 판단이나 포구 등에서 몇 차례 문제점을 드러낸 추신수의 수비가 후반기부터는 책임감과 집중력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