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성공적인 전반기를 보낸 강정호(28, 피츠버그)에 대해 현지 언론들도 칭찬에 나섰다. 아직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적어도 고무적인 출발이라는 의견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피츠버그와 4년 계약을 맺은 강정호는 전반기 72경기에 출장, 타율 2할6푼8리, 출루율 3할4푼8리, 장타율 3할8푼4리, OPS(출루율+장타율) 0.732를 기록했다. 홈런이 4개에 그친 것은 다소 아쉽지만 29타점을 기록하며 기회에는 비교적 강한 모습을 선보였다. 여기에 본 포지션인 유격수는 물론, 3루수도 소화하며 피츠버그 내야에 활력소로 떠올랐다.
한국프로야구에서 MLB로 직행한 첫 야수라는 점,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라는 점에서 기대와 함께 회의적인 시선을 모으기도 했던 강정호였다. 실제 파워적인 측면에서는 아직 완벽한 합격점을 받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득점권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등 해결사 기질을 발휘했고 우려를 모았던 수비에서도 큰 구멍까지는 드러나지 않으며 클린트 허들 감독의 신임을 얻었다.

확실한 주전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이제 강정호가 없는 피츠버그의 내야는 상상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특히 주전 3루수 조시 해리슨이 손가락 부상으로 앞으로도 약 6주 정도의 결장이 예상돼 강정호의 비중은 더 커졌다. 수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3루에 자리를 잡아 꾸준히 경기에 나선다면 현재보다 더 나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칠 수도 있다. 그 자체가 피츠버그 투자의 성공으로 판단할 만하다.
현지 언론들도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지역 언론과 미 유력 언론들이 모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 ‘타임스 온라인’도 13일(이하 한국시간) 강정호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렸다. ‘타임스 온라인’은 강정호에 대해 “해리슨이 손가락 부상으로 이탈한 이후 강정호는 5경기에 나가 6개의 안타를 쳤다. 그리고 2경기에서는 멀티히트를 기록했다”라며 강정호가 해리슨의 공백을 잘 메워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타임스 온라인’은 “아직은 표본이 극단적으로 적기는 하다”라면서도 “엄청난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 무대에서 장기적으로는 고무적인 출발이라고 볼 수 있다”라고 강정호의 첫 시즌에 대한 중간평가를 내렸다.
실제 강정호의 성적 자체가 고무적이다. 강정호의 타율은 200타석 이상을 소화한 팀 내 선수 중 6위에 해당된다. 타점도 역시 6위인데 자신보다 더 많은 타석에 들어선 그레고리 폴랑코(23타점), 해리슨(22타점), 조디 머서(19타점)보다 성적이 좋다. OPS(출루율+장타율)도 팀 내 6위이며 도루(5개)에서도 공동 4위에 올라 있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은 1.0(팬그래프닷컴 기준)으로 팀 내 5위다. 체력 문제, 상대 분석 등 아직 과제는 많지만 말 그대로 고무적인 출발이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