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동안 자동차 업계의 화두는 ‘연비’였다. 안전만큼이나 민감한 사안인 ‘뻥연비’ ‘연비 부풀리기’ 논란이 일었다. 업체명과 모델명을 언급하며 수입차 시장뿐만 아니라 전체 내수 시장의 판도를 바꾼 판매량은 ‘거짓’을 기반으로 한 기록이라고 비판했다.
시발점은 지난 1일 에너지관리공단에 등록된 공식 연비의 변경이었다. 기존 ‘골프 1.6 TDI BMT’의 연비가 18.9km/l에서 16.1km/l로 하향조정 된 것. 이를 놓칠 리 없는 언론들은 정부의 연비 인증 기준이 ‘깐깐’해진 탓에 폭스바겐 측이 자진 납세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뻥연비’와 ‘연비 부풀리기’ 비판은 폭스바겐이 자초한 일이었다. “본사 차원에서 문제 발생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며 유로6 적용 모델 출시 전에 앞서 지난해 일었던 연비 논란 재현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한 매체가 변경된 ‘골프 1.6 TDI BMT’의 16.1km/l 연비가 유로6 적용 시 기록한 수치라고 보도하자 여기에 대해서도 유로6가 아닌 기존 유로5 모델의 연비에 변경이 있었던 것이라고 수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폭스바겐은 13일 서면을 통해 “혼선을 드린 점에 대해서 사과 말씀을 드립니다”라며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하면서 “지난 7월 1일 부로 에너지관리공단에 등록된 골프 1.6 TDI BMT 모델의 새로운 연비(16.1 km/l)는 유로 6 엔진이 장착된 새로운 모델의 연비임을 알려 드립니다”라고 밝혔다.
폭스바겐 측에 따르면 2013년 최초 등록됐던 골프 1.6 TDI BMT 모델은 유로 5 기반의 105마력 모델이며, 이번에 새롭게 인증을 받은 모델은 엔진코드가 상이한 유로 6 기반의 110마력 모델이다. 새로운 유로 6 기반의 엔진이 장착된 모델 도입을 앞두고 연비 인증을 신청한 것이었다. 유로6 모델은 최고출력도(+5ps), 공차 중량도(+4kg), 이산화탄소 배출량도(+20g/km) 늘어 연비가 유로5 모델보다 내려갔다.
폭스바겐 측은 다시 한 번 “커뮤니케이션에 혼선을 야기한 점에 대해서 다시 한번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유로6 적용 ‘골프 1.6 TDI BMT’는 오는 8월 출시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푸조도 연비조정으로 곤욕을 치렀다. 마찬가지로 ‘308 1.6’ 모델의 연비가 기존 18.4km/l에서 16.2km/l로 낮아졌다는 것. 이에 푸조 측도 ‘공지 사항’을 내걸고 “보도 내용 중 사실과 다른 점이 있다”며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푸조 측은 “지난 5월 국내 시장에 출시된 ‘뉴 푸조 308 1.6 모델(연비 16.2km/l 차량)’은 이전에 판매되던 ‘푸조 308 1.6(연비 18.4km/l 차량)’과는 전혀 다른 차량”이라며 “모델명만 같을 뿐 외관은 물론 엔진, 변속기까지 완전히 다른 모델이며 이에 하향 신고했다는 것은 잘못된 내용임을 알려드립니다”라고 밝혔다.
또, 푸조 측은 반수동 변속기 MCP 대신 아이신의 6단 자동 변속기가 탑재된 신모델이 구모델보다 공차중량은 20kg더 무거운 반면 연료탱크용량은 53L로 7L 줄어든 것도 연비 변화의 이유라고 밝혔다.
푸조 측은 에너지관리공단에 연비 등록 시 연비 과장 의혹을 방지하기 위해 신모델과 구모델의 모델 명을 달리했다고 강조했다. 지난 5월 출시된 신모델은 ‘Peugeot 308 1.6 Blue-HDi’으로, 구모델은 ‘Peugeot 308 1.6 e-HDi’로 등록돼 있다. 논란이 일었던 폭스바겐의 ‘골프 1.6 TDI BMT’는 별도의 구분 없이 동일한 이름으로 연비를 비롯한 상세 제원만 달리 표기돼 있다.
이에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는 “연비 인증은 업체들 측이 출시에 앞서 자체적으로 등록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개 날짜나 상세 수치와 관련해서는 공단의 권한이 없다”며 이번 사태와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유로6는 유럽연합이 도입한 배기가스 규제의 단계로, 지난 1월부터는 상용차 오는 9월부터는 승용차에 적용돼 유로5 적용 모델은 판매가 금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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