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 돌아온 저스틴 저마노(33, kt wiz)가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소속팀 kt는 저마노의 힘을 앞세워 전 구단 상대 승리도 달성했다.
저마노는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7이닝 6피안타 4탈삼진 1실점 호투했다. 볼넷 없이 깔끔하게 상대 타선을 저지한 저마노는 삼성 시절이던 2011년 9월 22일 대구 KIA전 이후 1391일 만에 승리를 맛봤다.
두산 타선이 한 바퀴 돌 동안 저마노는 승승장구했다. 간단히 삼자범퇴로 1회말을 넘긴 저마노는 2회초 선두 데이빈슨 로메로를 좌전안타로 출루시켰으나 1사 후 양의지의 투수 정면 직선타를 민첩한 동작으로 직접 잡았고, 1루에 공을 던져 아웃카운트 두 개를 동시에 추가했다. 3회초에는 2사에 김재호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냈지만 실점은 없었다.

3이닝 동안 단 25개의 공만 던지며 효율적인 피칭의 극치를 보인 저마노는 6회말까지 58개의 공으로 버텼다. 4회말 정수빈의 도루를 저지해 위기를 방지한 저마노는 5회말을 다시 삼자범퇴로 끝냈다. 6회말에는 선두 허경민이 중전안타로 나갔지만 후속타자 김재호를 6-4-3 병살로 처리해 큰 위기에 빠지지 않았다.
유일한 실점은 7회말에 나왔다. 선두타자 정수빈을 중전안타로 출루시킨 저마노는 김현수와 로메로를 연속 삼진으로 잡았지만 오재원의 투구 정면 타구에 내야안타를 내줘 처음으로 주자를 득점권에 진루시켰다. 그리고 양의지의 중전 적시타에 실점하고 말았다.
8회말 저마노는 사이드암 엄상백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이미 경기가 8-1로 기울어져 있어 더 많은 이닝을 반드시 저마노가 책임져야 할 필요는 없었다. 투구 수는 77개에 불과했지만 복귀 첫 등판인 만큼 무리하지 않는 게 좋았다.
이날 저마노는 투심 패스트볼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최고 구속은 142km였지만 변화가 심한 공에 두산 타자들은 어려움을 겪었다. 무엇보다 공격적인 투구로 볼넷 없이 긴 이닝을 소화한 것이 고무적인 일이었다. 투심과 함께 활용된 변화구들도 좋았다. 느린 커브로 초반 카운트를 잡는 것도 눈에 띄었고, 이외에도 체인지업도 타이밍을 빼앗는 공으로 활용됐다. 여기에 슬라이더도 간간이 섞었다.
이미 4년 전 국내 무대에서 검증을 마친 저마노가 '77구의 마법'을 선보인 kt는 듬직한 선발투수 하나를 얻었다. 전반기 막바지에 전 구단 상대 승리를 완성한 kt가 새로운 외국인 에이스와 함께 얼마나 더 기존 팀들을 위협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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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