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야구가 끝나는 것처럼 총력전을 펼친 롯데 자이언츠, 돌아온 건 창단 첫 9위 추락이었다.
롯데는 14일 청주구장에서 벌어진 한화 이글스전에서 3-4로 졌다. 이날 롯데는 투수 6명을 쏟아 부으면서 총력전을 펼쳤지만 패배를 막지 못했다. 선발 송승준이 5회 1사까지 무실점으로 잘 막고 있었지만 한 박자 빠른 투수교체로 심수창을 투입했다. 결과적으로 이 교체는 실패였는데, 심수창은 송승준이 남겨 둔 주자 2명을 고스란히 홈에 불러들이고 말았다.
롯데는 7회초 짐 아두치가 솔로포를 날리며 3-2로 앞서갔지만 7회말 심수창이 김태균에게 적시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이후 롯데는 선발 자원인 브룩스 레일리까지 불펜으로 투입하는 등 총력전을 펼쳤다. 롯데 마운드는 7회 2사 후 레일리-강영식-김성배-이성민을 투입하며 안간힘을 썼지만 이들 4명이 잡은 아웃카운트는 5개뿐이었다.

일단 선발 송승준을 일찍 내린 부분이 아쉽다. 송승준은 최근 2경기에서 15이닝 1실점으로 페이스가 좋았다. 비록 5회 1사 2,3루지만 앞선 이닝에서도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으로 실점이 없었다. 롯데 벤치에서는 정근우 타석에서 송승준을 내리고 심수창을 투입했다. 송승준의 투구수는 82개였다.
결과가 나쁘기도 했지만, 교체 역시 물음표를 떠올리게 한다. 1사 2,3루에서 벤치가 잘 던지던 선발을 뺐다는 건 1점도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나 다름없다. 올해 송승준의 뜬공/땅볼 비율은 0.79, 심수창의 뜬공/땅볼 비율은 1.27이었다. 대체적으로 심수창의 땅볼 유도능력이 더 좋은 건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호투하던 선발투수를 바꿀만한 수치는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심수창은 뜬공과 안타로 2점을 내주고 말았다.
레일리가 불펜으로 투입 되었다는 건 롯데가 그만큼 절박하게 나선다는 걸 뜻한다. 그런데 3-2로 앞선 7회말 2사 3루에서 심수창-안중열 배터리는 김태균을 상대로 정면승부를 펼치다가 동점타를 맞았다. 올해 김태균의 득점권 타율은 4할2푼5리로 리그 1위다. 동점을 허용한 뒤 2사 1루가 돼서야 롯데는 레일리를 한상훈 타석에 투입했고, 삼진을 잡아냈다. 정석은 김태균을 거른 뒤 한상훈, 혹은 대타가 나올 타석에서 레일리를 투입하는 것이다.
주루플레이 역시 롯데의 발목을 잡았다. 롯데는 3-3 동점이었던 8회초 무사 1루에서 최준석이 큼지막한 타구를 가운데 펜스 쪽으로 날렸다. 과거 청주구장이었으면 홈런이 되었을 타구는 5m 확장한 구장 때문에 펜스 중단에 맞고 떨어졌다. 이때 손아섭은 3루를 거쳐 홈까지 뛰다가 런다운에 걸려 아웃됐다. 허무하게 롯데의 기회가 날아간 순간이다. 9회초에는 1사 1루에서 대주자로 나간 김대륙이 아두치의 평범한 좌익수 뜬공 때 2루를 거쳐 3루까지 가다가 귀루하지 못하며 아웃됐다.
그 결과 롯데는 14일 경기로 창단 첫 9위로 추락했다. LG 트윈스가 광주에서 승리를 거두며 순위를 맞바꿨다. LG는 38승 47패 1무로 승률 4할4푼7리, 롯데는 37승 46패로 승률 4할4푼6리가 됐다. 반등을 노리는 롯데는 다시 한 번 고난의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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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