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전반기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총력전에 들어갔다. 올스타브레이크를 활용, 투수진 보직파괴와 함께 KIA와 주중 3연전을 포스트시즌처럼 치른다. 5할 승률 회복과 중위권 진입 모두 멀리 떨어져있으나, 순위 상승과 함께 전반기를 마치려고 한다.
실제로 LG는 지난 14일 광주 KIA전에서 선발투수 루카스 하렐을 중간계투로 활용하는 강수를 뒀다. 우규민이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후 8회말부터 루카스를 마운드에 올렸고, 루카스는 정규이닝 마지막 9회말까지 소화했다. 비록 스트라이크 하나를 남겨두고 동점 홈런포를 허용, 블론세이브와 함께 경기는 연장으로 갔지만, LG는 11회초 채은성의 결승타로 웃을 수 있었다. 그러면서 LG는 지난 5월 3일 이후 72일 만의 9위서 탈출, 롯데를 제치고 8위로 올라섰다.
지긋지긋했던 9위에선 벗어났으나, 아직 갈 길은 멀다. 시즌 전적 38승 47패 1무로 승패마진 ‘마이너스 9’, 5위 한화와는 7.5경기나 차이난다. 6월에는 13승 10패로 선전, 선발진이 안정되면서 특유의 지키는 야구가 어느 정도 이뤄졌다. 하지만 7월 3일부터 5일까지 대구 삼성전 싹쓸이 패배, 지난 주말 한화에 2경기를 모두 내준 게 치명타였다. 더 빨리 8위에 오를 수 있었는데,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 LG는 지난 시즌에도 전반기를 35승 44패 1무, 7위로 마감했다. 양상문 감독도 이를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양 감독은 지난 주말 한화전에 앞서 “지난해 이맘때와 흐름은 비슷하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지난해 이 시점에서는 한 단계씩 순위가 상승했다. 아무래도 순위가 올라가다보면 선수단 사기에 좋은 영향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2014시즌 LG는 6월 13일 두 달 동안 머물렀던 최하위서 탈출했고, 약 20일 후 7위로 한 단계 올라섰다. 8월 22일 4위에 자리하더니, 정규시즌 마지막날까지 4위 자리를 사수하며 기적을 썼다. 10월 9일 잠실 KIA전에선 10회말 끝내기 승리와 함께 5할 승률로 복귀하기도 했다. KBO리그 역사상 승패마진 ‘마이너스 16’까지 떨어진 팀이 다시 5할 승률을 찍은 것은 지난해 LG가 처음이었다.
선수들 역시 당시의 강렬한 기억을 잊을리 없다. 그래서 매 경기를 처절하게 치르려한다. 주장 이진영은 “당장 성적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면 작년과 같은 기적을 재현하지 말라는 법도 없을 것이다. 매 경기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진영은 지난 3일 대구 삼성전부터 1군에 합류한 후 8경기서 타율 3할5푼7리 3홈런 6타점 OPS 1.066을 기록 중이다. 7월 들어 11경기서 타율 3할5푼7리 OPS 1.008로 활약하고 있는 오지환도 “아직 우리 팀은 베스트가 아니다. 부상 중인 선배님들이 돌아오시면 더 무서운 팀이 될 수 있다”고 희망을 바라봤다. LG는 지난 14일 이병규(7번)와 김선규를 콜업했다. 하반기 이병규(9번) 최승준 김용의가 돌아오면, 비로소 야수진은 100%로 가동된다.
LG의 총력전은 KIA와의 전반기 마지막 2경기서도 계속된다. 15일 류제국이 선발 등판하는 가운데, 우규민을 제외한 모든 투수가 등판할 수 있다. 투수진의 조커는 루카스다. 갑작스럽게 허리통증을 느낀 소사의 상태가 정확히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소사가 16일 정상적으로 선발 등판한다면, 루카스가 3연전 내내 불펜에서 힘을 보탤 수 있다. 루카스는 비록 14일 경기서 나지완에게 홈런을 내줬지만, 막강한 구위를 뽐내며 불펜투수로 가능성을 증명했다. 루카스는 지난 6월 21일 목동 넥센전서도 전날 선발 등판이 비로 취소되자 불펜투수로서 1⅔이닝 무실점 호투했다. 루카스는 최근 미국 무대에서 선발과 불펜을 두루 소화한 바 있다.
소사가 나오지 못한다면, 루카스가 15일은 쉬고, 16일에 선발 등판할 듯하다. 14일 불펜 등판에서 루카스의 투구수는 30개였다. 선발투수의 루틴대로 선발 등판 이틀 전 불펜 투구를 한 셈이다. 루카스는 6월부터 치른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17로 대반전을 일으키고 있다. 루카스는 시즌 초반과 완전히 달라진 것을 두고 “솔직히 말해 한나한이 떠난 것에 큰 영향을 받았다. 한나한이 늦게 합류했지만 잘 하고 있었기 때문에 미국으로 돌아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다. 한나한이 떠나면서 내게 행운을 준 것도 같다”고 이야기했다.
만일 LG가 KIA와의 남은 2경기를 모두 가져간다면, LG는 7위로 전반기를 마친다. 2014시즌 전반기를 마쳤을 때 잔여 경기수는 48. 그런데 올 시즌은 경기수가 늘어나면서 하반기 경기수가 56에 달한다. 희망을 향한 처절한 몸부림이 하반기에도 지속되려면, 불씨를 살려놓은 채 전반기를 마무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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