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리그 40홈런 유격수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강정호, 포스팅 절차를 밟았는데 최고액을 써낸 팀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였다. 내야 전 포지션에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 포진한 팀에서 강정호를 필요로 했다는 점에서 자칫 백업으로 경기에 제대로 출전하지 못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강정호는 2015년 전반기 메이저리그에 성공적으로 연착륙에 성공했다. 72경기에 출전, 타율 2할6푼8리에 홈런 4개 29타점을 기록 중이다. 시즌 초반 3할을 훌쩍 넘는 타율을 기록했지만 조정기를 거쳤고, 지금은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자리잡고 있다.
강정호의 출발점은 백업 내야수였다. 하지만 점차 자신의 활동반경을 넓혔다. 강정호는 유격수로 22경기, 3루수로 46경기에 출전했다. 이 가운데 유격수 선발 출전은 16경기, 3루수 선발 출전은 37경기다. 전반기 피츠버그에서 3루수로 가장 많이 출전한 건 조시 해리슨으로 51경기에 나섰다. 출전 경기수는 강정호보다 많지만, 강정호는 전반기 종료 직전 8경기 연속으로 3루수 선발 출장하며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4번 타자 강정호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였다. 메이저리그에서 보통 가장 잘 치는 타자가 3번에, 그리고 두 번째로 잘 치는 타자가 4번 혹은 2번에 들어간다. 클린트 허들 감독은 득점권에서 해결사 능력을 보여 준 강정호를 4번에 배치하기도 했다. 강정호는 2번으로 2경기, 4번으로 13경기, 5번으로 22경기, 6번으로 7경기, 7번으로 6경기, 8번으로 3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이 중 중압감이 심한 4번 타순에서도 타율 2할7푼1리 1홈런 8타점으로 활약을 했다.
또 다른 강정호의 특징은 '정규직' 모드일 때 성적이 좋았다는 점이다. 올해 강정호는 선발로 53경기, 교체로 19경기에 나섰는데 선발 출장시 성적이 압도적으로 좋다. 선발로 나섰을 때 타율 2할8푼2리를 기록한 반면 교체로 나선 경기에서는 타율 1할3푼6리에 그쳤다. 홈런 4개 모두 선발로 나온 날 터졌다.
여기에 초구 타율(.462), 득점권 타율(.333) 모두 강정호의 매력을 보여주는 기록 중 하나다. 적극적인 타격, 그리고 득점권에 강한 모습은 강정호를 해적 군단 핵심 갑판요원으로 만들었다.
후반기 피츠버그는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선두를 놓고 치열한 혈전을 벌여야 한다.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도 일단은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지만,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해적군단 인턴사원이었던 강정호는 전반기를 보내며 정규직에 한 발 더 가까워졌다. 후반기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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