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우완투수 박세웅은 아직 1군 승리가 없다. 줄곧 선발로 뛰었던 kt 위즈 시절에는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하며 승리를 거두지 못했고, 롯데로 이적한 이후에는 마운드에서 일찍 무너지는 경기가 반복되면서 마찬가지로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15일 경기 전까지 박세웅의 성적은 18경기 57이닝을 던져 7패, 평균자책점 6.79였다. 승리도, 홀드도, 세이브도 없이 오직 패전 7개만 떠안고 있었다. 신인은 강하게 크는 거라고 위로를 하지만, 박세웅에게 야구는 너무나 가혹했다.
반전의 계기를 만든 건 지난 5일 사직 SK 와이번스전이었다. 당시 박세웅은 6회 1사까지 안타 3개와 볼넷 3개로 1점만 내준 채 주자를 1,2루에 남겨두고 교체됐다. 결과적으로 불펜투수가 역전 2타점 2루타를 맞아 박세웅의 자책점은 3점으로 늘었고, 여기에 시즌 7번째 패전까지 당했지만 구위는 가장 좋았다.

기회는 갑자기 찾아왔다. 박세웅은 15일 청주 한화 이글스전에서 1회 2사 1루에서 갑작스럽게 마운드에 올라갔다. 선발 조쉬 린드블럼이 김태균의 타구에 맞아 부상을 당해 빠졌기 때문이다.
갑작자기 마운드를 이어받은 박세웅은 한상훈에게 곧바로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한 뒤 이성열에게 중전안타를 맞아 1점을 내줬다. 그렇지만 김경언을 좌익수 뜬공 처리하며 일단 1회를 넘겼다.
2회 땅볼 3개로 3자범퇴를 기록한 박세웅은 3회 선두타자 장운호에게 안타를 맞고 2루 도루까지 내줬고, 정근우의 내야안타로 무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여기에서 김태균으로부터 병살타를 유도, 아웃카운트 2개와 1점을 맞바꿨다.
롯데 타선도 구경만 하고 있지 않았다. 4회초 3-3 동점을 만든 가운데 박세웅은 4회말 2사 후 조인성에게 좌전안타, 그리고 이용규에게 투런포를 내주고 말았다. 이용규에게 던진 슬라이더가 그대로 통타당해 우측 담장을 넘겼다.
그렇지만 타자들이 다시 힘을 냈다. 롯데는 5회초 황재균의 적시타, 그리고 최준석의 역전 스리런포를 묶어 4점을 올렸다. 7-5 역전, 박세웅은 다시 5회말을 삼진 2개를 포함 타자 3명으로 틀어막고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 박세웅은 6회초 김승회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데뷔 첫 승 요건을 갖췄다.
롯데가 10-7로 앞선 상황에서 9회말에 돌입, 박세웅의 프로 첫 승은 눈앞으로 다가온 듯 보였다. 하지만 롯데는 9회말에만 투수 4명이 등판한 가운데 볼넷 3개와 안타 2개, 희생플라이 1개로 3실점을 하면서 동점을 허용했다. 박세웅은 한화 동점주자가 홈을 밟는 순간 눈을 감을 수밖에 없었다.
박세웅은 롯데가 미래를 보고 출혈을 감수한 채 데려온 자원이다. 그동안 승운이 따르지 않아 선수 본인은 물론이고 구단까지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를 지켜보는 코칭스태프 역시 많은 고민을 했다. 다시 한 번 박세웅의 첫 승은 무산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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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