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이 밝힌 악몽의 더블헤더 추억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5.07.16 05: 53

예기치 않게 우천 취소가 잦아지면서 월요일 경기와 더블헤더의 진행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15일 포항 넥센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류중일 삼성 감독은 "더블헤더보다 월요일 경기가 더 낫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류중일 감독은 "더블헤더를 하게 되면 하루가 엄청 길다. 1차전 7회가 되면 '아직 한 경기 더 남았네' 하는 생각이 든다"고 옛 기억을 떠올렸다. 류중일 감독은 "더블헤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경기가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김영진 스트라이크 낫아웃 사건'이 일어났던 1997년 8월 23일 대구 삼성-쌍방울 DH 1차전.
1-4로 뒤진 쌍방울의 9회초 공격. 2사 1,2루 상황에서 대타 장재중이 김태한의 원바운드 변화구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장재중은 힘없이 덕아웃 쪽으로 발걸음을 돌렸고 김영진은 승리했다는 안도감에 관중석으로 공을 던졌다. 그 순간 삼성 백인천 감독은 1루 쪽으로 황급하게 손가락을 가리켰지만 이미 공은 김영진의 손을 떠났다.

당시 심판들도 경기 종료를 선언했고 그대로 경기는 끝나나 싶었다. 그러나 김성근 쌍방울 감독은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2스트라이크 이후 원바운드 공에 헛스윙을 하면 기록은 삼진이지만 낫아웃 상황으로 1루에 송구를 해야 한다.
이 조항을 들어 김성근 감독은 거세게 항의를 했고 4심 합의끝에 장재중은 투베이스 진루권을 얻었다. 2루에 있던 주자는 홈인, 1루 주자는 3루까지 갔다. 곧이어 최태원의 동점 적시타가 터졌고 그 경기는 쌍방울이 6-4로 잡았다.
류중일 감독은 "그 사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경기가 끝나서 라커룸에 들어와 햄버거를 먹고 있었는데 판정이 번복돼 경기가 재개돼 결국 패했다"며 "당시 백인천 감독님이 차동열 배터리 코치와 김영진을 2군으로 보내겠다고 호통쳤던 기억이 난다. 다행히 2차전을 이겨 차동열 코치와 김영진의 2군행이 무산됐다"고 웃었다.
한편 삼성은 월요일 경기와 더블헤더 개최를 대비해 선발진을 보강할 계획. 정인욱과 장필준이 유력 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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