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외야수 송민섭(24)이 데뷔 후 처음 퓨처스리그 올스타전에 출전한다. 비록 퓨처스리그지만 아무나 출전할 수 없다는 점에서 분명 뜻 깊은 경험이다.
송민섭은 2013년 kt가 창단한 후 입단 테스트를 통해 육성선수로 입단했다. 단국대를 졸업한 그는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 받지 못하며 육성선수로 첫 발을 내딛게 됐다. 하지만 빠른 성장세를 거듭했고, 트라이아웃을 통해 입단한 선수 중 유일하게 생존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일본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됐고 정식 선수로 등록되는 기쁨까지 누렸다.
스프링캠프 당시 “뼈가 부러져도 뛰어야 한다”라며 절실함을 표했던 송민섭은 강훈련을 빠짐없이 소화하며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다. 물론 아직 주전급으로 뛰기에는 부족했다. 하지만 1군과 퓨처스리그를 오가며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 지난 4월 24일 수원 넥센전에선 4타수 4안타(2루타 2개, 3루타 1개)의 맹타를 휘두르며 눈도장을 찍었다. 시즌 초반 선발 출전 기회도 꽤 받았다.

하지만 경쟁은 녹록지 않았다. kt는 세 차례의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을 강화했다. 그 중 외야수로 하준호, 오정복 등이 선발 자리를 꿰찼다. 송민섭은 지난 7일, 29일 만에 1군에 복귀했지만 10일 경기를 앞두고 다시 1군에서 말소됐다. 그러나 송민섭은 퓨처스리그에서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KBO가 15일 퓨처스리그 올스타전 출전 명단을 발표했는데, 송민섭은 이윤학, 윤여운, 김영환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송민섭의 퓨처스리그 성적은 38경기서 타율 2할1푼4리(103타수 22안타) 4홈런 19타점 11도루. 눈에 띄진 않지만 1,2군을 오가며 활약한 공로를 인정받은 셈이다. 송민섭도 첫 퓨처스 올스타 출전을 기다린다. 그는 “이광근 퓨처스 감독님께서 ‘퓨처스 올스타에 추천했으니 만약 되면 잘 갔다와라’라고 말하신 적이 있다. 2군 성적이 안 좋아서 안 될 줄 알았는데 어떻게 나가게 됐다”라고 말했다.
송민섭은 거듭 “감독님과 코치님들께 너무 감사드린다”면서 “올해 행복의 길을 걷고 있다. 정말 꿈의 다리를 건너가고 있는 것 같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육성선수로 시작한 쉽지 않은 프로의 길이지만 정식 선수 등록, 그리고 1군 경기 출전 등 많은 것들을 이루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kt 외야수 신용승은 3루타 한 방으로 야구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비록 우천 노게임이 됐지만 그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 송민섭 역시 “무조건 한 방 날려야죠”라며 굳은 의지를 표하고 있다. 가족들에게도 좋은 선물이 되고 있다. 송민섭이 1군에서 뛰었을 때 그의 가족들은 거의 매 경기 야구장을 방문하며 응원했을 정도. 올스타전에도 야구장을 찾을 계획이다.
송민섭은 아직은 더 성장해야할 선수로 평가받고 있지만 올 시즌 귀중한 경험들을 쌓고 있다. 어찌 보면 이 또한 1군 전력이 되기 위한 초석. 송민섭은 “너무 급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차근차근 준비하겠다”며 굳은 각오를 다졌다. 어렵게 프로로 발을 내딛은 만큼 절실함을 갖고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송민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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