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결산] KBO 리그에 불어온 트레이드 열풍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07.17 05: 50

2015 KBO 리그 전반기의 화두 중 하나는 열린 트레이드 시장이었다. 10구단 kt 위즈의 영향도 있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 팀들 간의 트레이드가 활발히 이루어졌다.
지난 시즌엔 단 두 차례 트레이드가 진행됐다. 2014년 4월 10일 베테랑 투수 김병현이 넥센 히어로즈에서 고향팀 KIA 타이거즈로 팀을 옮겼고 반대 급부로 신예 좌완 투수 김영광이 넥센으로 이적했다. 이후 6월 3일에는 조인성이 SK 와이번스에서 한화 이글스로, 대신 내야수 이대수와 외야수 김강석이 SK로 갔다. 초대형 트레이드라 부를만한 이적은 없었다.
하지만 올 시즌 트레이드 마감 시한인 7월 31일이 되기도 전에 벌써 5번의 트레이드가 발생했다. 게다가 많은 선수들이 유니폼을 갈아입은 대형 트레이드가 많았다. 지난해 최하위 팀 한화를 비롯해 신생팀 kt가 트레이드의 중심에 섰다. 올 시즌 1호 트레이드는 4월 8일 한화 이글스와 넥센이 성사시켰다. 한화는 투수 양훈을 넥센으로 보내고 이성열, 허도환을 영입했다.

양훈은 넥센의 장기 계획 속에 올 시즌 두 차례 등판에 그쳤다. 하지만 한화로 팀을 옮긴 이성열, 허도환은 쏠쏠한 활약을 펼치며 팀에 보탬이 되고 있다. 이성열은 한화 이적 후 타율 2할7푼9리 6홈런 22타점을 기록 중이다. 허도환 역시 김성근 감독을 놀라게 하는 볼배합과 집중력으로 약점으로 평가됐던 한화 포수진에 힘을 싣고 있다.
이후 신생팀 kt의 창단 첫 트레이드가 터졌다. kt에 앞서 2013시즌 1군 무대를 밟은 NC 다이노스는 2013년 4월 18일 투수 송신영, 신재영을 넥센으로 보내고 내야수 이창섭, 지석훈, 그리고 외야수 박정준을 데려오는 트레이드를 단행하며 수비를 강화했다. kt 역시 시즌 초반 저조한 성적을 벗어나기 위해 트레이드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지난 4월 20일 유망주 우완 투수 이준형을 LG 트윈스로 보내고 포수 윤요섭, 내야수 박용근을 데려왔다. 윤요섭은 최근 백업 포수에 지명타자 임무까지 소화하고 있다. kt 이적 후 성적은 타율 2할6푼7리 4홈런 13타점. 꾸준히 1군에서 활약 중이다. 박용근은 현재 오른 정강이뼈 골절로 재활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그 전까지 타율 2할6푼3리 4타점 5도루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부상으로 빠져있던 앤디 마르테의 자리를 훌륭히 메웠다.
그러나 kt의 전력을 단숨에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었다. 4월까지 승률 1할2푼에 처져있던 kt는 5월 2일 롯데 자이언츠와 4대5 대형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지난 2001년 삼성과 SK가 단행했던 6대2 트레이드를 넘어서는 가장 큰 규모의 트레이드였다. 팀 내 최고 유망주 박세웅을 포함해 안중열, 이성민, 조현우를 롯데에 내줬다. 팬들의 비난이 쏟아졌으나 대신 주전 포수 장성우에 하준호, 이창진, 윤여운, 최대성을 영입했다.
kt는 사실상 이 트레이드를 통해 신생팀의 한계를 벗었다. 장성우는 kt 유니폼을 입고 타율 2할9푼1리 4홈런 33타점으로 활약했다. 무엇보다 젊은 투수들이 대부분인 마운드를 이끌며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여기에 하준호가 외야 주전 자리를 꿰차며 타율 2할8푼8리 4홈런 21타점 9도루로 돌풍을 일으켰다. 트레이드의 핵심은 하준호였다는 말이 나올 정도. 롯데도 백업 포수 안중열을 얻었고, 박세웅, 이성민을 통해 불안했던 마운드를 어느 정도 안정시켰다.
이어 5월 6일엔 KIA와 한화의 대형 트레이드가 터졌다. KIA는 투수 임준섭, 박성호와 외야수 이종환을 한화로 보내고 투수 유창식, 김광수, 외야수 오준혁, 노수광을 영입했다. 양 팀 모두 필요한 자원을 영입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향팀으로 옮긴 유창식은 몇 차례 등판 후 왼쪽 팔꿈치 통증으로 1군에서 말소됐다. 하지만 김광수가 현재 불펜진에서 11경기 등판서 1홀 드 평균자책점 2.63으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함께 팀을 옮긴 오준혁, 노수광은 현재 2군 전력이지만 이적과 동시에 1군 경기에 선발 출전하며 눈도장을 찍은 바 있다. 한화도 두 번째 트레이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사실상 트레이드 메인이었던 임준섭이 팔꿈치 통증으로 전력에서 이탈했으나 이종환이 이적 후 타율 2할9푼3리 10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트레이드로 이적해온 대부분의 선수들을 1군에서 잘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가장 최근의 트레이드는 6월 21일 kt와 NC가 성사시켰다. kt는 장성우로 인해 백업 포수로 밀려난 용덕한을 NC로 보내면서 외야수 오정복과 좌완 투수 홍성용을 데려왔다. NC는 주전 김태군의 뒤를 받칠 수 있는 포수 자원을 얻었다. kt도 오정복이 주전으로 자리 잡았고, 홍성용은 팀의 필승조를 형성하고 있다. 사실상 3번의 트레이드로 팀 전력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트레이드 마감 시한은 7월 31일. 아직 트레이드의 기회는 남아있다. 그동안 KBO 리그에선 활발한 트레이드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팀을 옮긴 선수가 친정팀에 강한 모습을 보이는 ‘부메랑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 그러나 10구단 kt의 합류로 트레이드 시장이 활성화됐다. 활발한 트레이드를 통해 구단은 전력을 강화시켰고, 기회를 얻지 못하던 선수들은 새 팀에서 제 2의 야구 인생을 순조롭게 보내고 있다. 과연 남은 기간 동안 또 다른 트레이드가 성사될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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