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결산]시간은 거꾸로! 베테랑 전성시대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07.17 05: 50

올 시즌 유독 베테랑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듯한 맹활약으로 KBO 리그에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올 시즌 KBO 리그에선 베테랑 전성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라이온킹’ 이승엽(39, 삼성)은 KBO 최초로 통산 400홈런을 쏘아 올렸고, 이호준(39, NC)은 최고령 300홈런과 함께 타점 부문에서 3위에 올라있다. 그 외에 손민한(40, NC) 송신영(38, 넥센) 박정진(39, 한화) 등이 마운드에선 노장의 투혼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의 활약은 KBO 흥행은 물론이고 젊은 선수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먼저 이승엽은 올 시즌 각종 기록들을 세우면서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6월 3일 포항 롯데전에서 KBO 사상 처음으로 통산 400홈런을 쏘아 올렸다. 1999년 54홈런으로 KBO 리그 최초로 50홈런 시대를 연 후 꾸준히 홈런을 친 결과였다. 여기에 통산 1800안타, 13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 등을 기록하면서 꾸준함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통산 기록뿐만이 아니다. 이승엽은 올 시즌 타율 3할2푼3리 15홈런 57타점으로 맹활약 중. 타율 부문에서 리그 15위에 올라있다. 팀 내에서도 최형우, 구자욱에 이어 3위. 타점 부문에서도 리그 16위를 기록 중이다. 그야말로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심타자다. 특히 올해 올스타전 투표에서 총점 63.86점(팬 투표 전체 1위, 선수단 투표 전체 3위)을 기록하며 최다 득표 선수가 됐다. 이로써 드림 올스타 지명타자로 출전한다.
삼성에 타자 이승엽이 있다면 NC 중심타선에 이호준이 있었다. 이호준은 허리 부상으로 시즌 준비가 늦어졌지만 착실히 재활의 과정을 거쳤고 시즌 시작과 함께 회춘하는 모습을 보였다. 나성범, 테임즈와 함께 중심타선을 이루며 타율 3할1푼1리 16홈런 79타점으로 활약했다. 타점 부문에서 테임즈(86타점), 박병호(83타점)에 이어 3위를 마크하고 있다.
전반기에 벌써 지난해 타점(78타점)을 넘어섰다. 거의 모든 공격 지표에서 커리어 하이를 예약했다. 게다가 올스타전 투표에서 총점 55.95점을 얻으며 나눔 올스타 최다 득표를 기록했다. 전체 투표 결과에서 이승엽에 이은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두 선수가 나란히 최다 득표, 그리고 지명타자로 출전하게 된 것이다. 베테랑들의 위엄을 느낄 수 있는 올스타전 투표였다.
마운드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펼쳐졌다. 만 40세의 베테랑 투수 손민한은 올 시즌 전반기 13경기에 선발 출전해 8승 4패 평균자책점 3.80을 기록했다. 비록 규정이닝을 채우진 못했지만 경기당 5.3이닝을 소화했다. 전반기에만 무려 8승을 쓸어 담으며 선발진에 큰 보탬이 됐다. 특히 올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1명이 줄어든 NC로선 큰 수확이었다. 게다가 감독 추천으로 올스타 무대를 밟을 예정. 최고령의 나이로 올스타 투수가 됐다.
넥센에선 송신영이 비슷한 임무를 해냈다. 넥센은 지난해부터 토종 선발에 대한 고민이 컸다. 그러나 송신영이 올 시즌 선발의 한축을 맡으면서 선전했다. 손민한과 마찬가지로 체력적인 면에서 부담이 있지만 12경기에 선발 등판해 6승 2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어깨 부상으로 다소 주춤했으나 선발이 부족한 넥센 선발진에 단비와 같은 존재가 됐다.
한화에선 노장 박정진의 활약이 압도적이다. 박정진은 올 시즌 리그 전체 투수를 통틀어 가장 많은 55겨기에 등판했다. 불펜 투수 중 권혁(76⅓이닝)에 이어 가장 많은 70⅔이닝을 투구했다. 한국 나이로 불혹임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55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3.06의 활약. 박정진 역시 올스타전 투표에서 총점 40.00점을 얻으며 나눔 올스타 중간투수로 출전한다.
베테랑의 활약은 토종 선수에 국한되지 않는다. 외국인 투수 크리스 옥스프링(38, kt)은 올 시즌 18경기에 선발 등판해 7승 7패 평균자책점 3.98을 기록하고 있다. kt의 창단 첫 승은 물론이고 2번의 완투승을 거두는 등 오히려 지난해를 뛰어넘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렇듯 베테랑들의 투혼은 많은 야구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아울러 성적 면에서도 젊은 선수들에게 뒤지지 않으며 새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베테랑 전성시대. 올 시즌 KBO 리그 전반기를 관통한 하나의 이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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