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때부터 함께 야구를 해온 형제가 프로에 입단하면서 다른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두 형제가 다시 같은 팀으로 같은 더그아웃에 섰다. '2015 타이어뱅크 KBO' 퓨처스 올스타전에 참가한 김정빈(21, SK), 김정인(19, 넥센)의 이야기다.
2013년 3라운드 신인으로 SK에 입단한 김정빈은 올해 23경기 1승2패 1홀드 평균자책점 8.00을 기록했다. 181cm 73kg의 아직 왜소한 체격이지만 팀에서 선발 자원으로 키우고 있다. 올해 넥센에 2차 7라운드로 지명된 김정인은 17경기에 나와 2승4패 1홀드 평균자책점 9.10을 기록 중이다. 김정인 역시 팀에서 대만 육성주 캠프도 보내지 않고 '벌크업'을 시켜왔다.
이날 퓨처스 올스타전을 앞두고 함께 몸을 푼 뒤 더그아웃에 들어온 두 형제는 "함께 뛰는 것이 기분이 좋다"고 입을 모았다. 김정빈은 "초중고 항상 정인이와 함께 있다가 다른 팀이 됐었는데 이렇게 다시 한 팀이 되니 좋다"며 활짝 웃었다.

김정인에게 형은 자신이 야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도 같다. 그는 "형을 보고 좋아보여서 야구를 시작했다. 원망한 적도 있지만 지금 같이 프로 유니폼을 입고 있으니 하길 잘한 것 같다. 형은 장점이 정말 많은 투수"라고 말했다. 김정빈은 옆에서 "동생이 저보다 훨씬 장점이 많다"고 덧붙였다.
김정빈은 "동생은 저보다 훨씬 자신감도 있고 밸런스도 좋다. 저나 동생이나 둘다 지금은 체격이 작지만 더 키우고 힘도 붙어 좋은 선수가 되고 싶다. 언젠가 한 번쯤 동생과 상대팀 선발투수 맞대결을 펼쳐보고 싶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2007년 퓨처스 올스타전이 시작된 뒤 형제가 함께 올스타전에 참가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서로 등을 두들겨주며 노력하고 있는 형제가 언젠가 함께 꿈의 무대에 설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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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인-김정빈 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