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선수들이 화려한 조명탑 불빛 아래 그라운드를 누빌 때 2군 선수들은 땡볕에서 희망찬 내일을 꿈꾸며 오늘도 구슬땀을 흘립니다. "1군에서 선발로 한 번만 뛰어보고 싶다"는 2군 선수들의 꿈과 희망은 현실이 되기도 합니다. 내일의 스타를 꿈꾸며 오늘을 살고 있는 2군 유망주들을 OSEN이 한 명씩 소개합니다.
“1군에 있는 친구들만큼 잘 하고 싶다”.
오준혁(23, KIA 타이거즈)은 천안북일고를 졸업하고 2011 신인드래프를 통해 한화의 8라운드(전체 64순위) 지명을 받았다. 이후 2012시즌이 끝난 후 경찰청 야구단에 입단해 군 복무를 마쳤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 스프링캠프에서 김성근 감독의 주목을 받았을 정도로 외야 기대주. 하지만 지난 5월 6일 트레이드를 통해 KIA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오준혁은 트레이드 당시를 떠올리며 “김성근 감독님이 많이 가르쳐주시고 연습을 많이 시켜주셨다. 그래서 아쉬운 점도 있었다. 하지만 제가 필요해서 KIA가 트레이드를 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기회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새 팀에도 빠르게 녹아들고 있다. 오준혁은 “형들이 정이 너무 많아서 좋다. 그래서 빨리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KIA가 오준혁에게 가장 기대하는 부분은 역시 공격력이다. 그는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3할1푼9리 3홈런 47타점 27도루를 기록 중이다. 정회열 KIA 퓨처스 감독은 오준혁에 대해 “타격 쪽에서 기대를 많이 한다. 장타는 아니어도 정확성이 좋아 타율이 높다. 주력도 빠르다”라고 칭찬했다. 스스로도 “수비가 많이 약하지만 타격 쪽에선 더 자신감이 있다”라고 말한다.
“수비 쪽에선 아직 문제점이 있다. 특히 던지는 것이 약하다”라는 게 정 감독의 설명. 그러면서도 정 감독은 “많이 좋아지고 있다. 경기를 많이 하고 경험을 쌓다보면 수비가 더 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대를 많이 하고 있는 선수다”라고 전했다. 오준혁 역시 “김창희 코치님, 곽현희 코치님이 엄청 많이 도와주신다. 수비나 던지는 것에 대해 많이 알려주셨고, 시키는 대로 계속 하다 보니 좋아졌다는 소리를 듣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오준혁의 또 하나의 장점은 빠른 발이다. 그는 “빠르다고 말은 못하겠지만 김종국 주루 코치님께 모르는 부분을 많이 배웠다. 그게 많이 도움이 됐고 2군에 내려와서 그 방법을 많이 쓰고 있다. ‘초구부터 2루로 가자’는 생각을 하고 뛰다 보니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라고 전했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서 훈련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김성근 감독님과 했던 훈련을 지금도 비슷하게 하고 있다”는 게 오준혁의 설명.
오준혁은 구단의 기대 속에 올 시즌 퓨처스리그 올스타전에도 출전했다. 2011시즌에 이어 두 번째 퓨처스 올스타로 선정됐다. 17일 열린 퓨처스 올스타전에선 2안타를 치는 등 눈도장을 찍었다. 오준혁은 “2번째 출전인데, 트레이드로 팀을 옮기고 출전한 것이어서 감회가 새로웠다”면서 “세 번째 타석에선 주자가 있어서 욕심이 났다. 그래서 힘이 많이 들어가기도 했다. 새로운 팀에서 출전한 퓨처스 올스타전이라 더 떨렸던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서서히 존재감을 알리고 있는 오준혁의 롤모델은 이정훈 한화 퓨처스 감독이다. 이 감독은 선수 시절 1988년 첫 골든글러브 수상 이후 1990~1992년까지 3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거머쥐었다. 1991~1992시즌엔 2년 연속 타격왕에 오르기도 했다. 오준혁의 북일고 재학 시절에는 북일고 역임했다. 그리고 오준혁이 제대한 이후에는 한화에서 스승과 제자로 만난 사이. 오준혁은 “어렸을 때부터 감독님을 너무 좋아했고 언제나 롤모델이었다”면서 “진짜 많이 배웠기 때문에 트레이드 됐을 때 감독님 생각에 많이 울었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 오준혁의 목표는 단연 1군 진입. 그는 “1군에 (김)호령이나 (구)자욱이도 그렇고 친구들이 많다. 다들 1군에서 정말 잘 하고 있다. 솔직히 TV를 보면서 혼자 배 아파하고 있다”면서 “빨리 올라가고 싶다. 선배들만큼 잘 할 수는 없어도 친구들만큼만 하는 게 목표다”라며 굳은 의지를 표했다. 어느덧 프로 5년차. 하지만 일찍이 군복무를 마쳤기에 오준혁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특히 팀을 옮기고 새롭게 쌓고 있는 경험이 ‘미래의 스타’ 오준혁에게 소중한 밑거름이 되고 있다. 과연 그가 빠른 시일 내에 호랑이 외야진에 주축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