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시작’ 강정호, 3대 과제 넘고 대박?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7.18 05: 37

메이저리그(MLB) 첫 시즌 전반기를 성공적으로 마친 강정호(28, 피츠버그)가 이제 후반기를 시작한다. 시즌이 전반기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기대만큼의 과제도 있다는 평가다. 그 과제까지 잘 풀어내며 연착륙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피츠버그와 4년 계약을 맺은 강정호는 지역 언론과 코칭스태프 및 구단 프런트들의 호평대로 성공적인 전반기를 보냈다. 강정호는 전반기 72경기(선발 53경기)에 나가 타율 2할6푼8리, 4홈런, 29타점, 출루율 3할4푼8리, 장타율 3할8푼4리, OPS(출루율+장타율) 0.732를 기록했다.
백업으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자신의 능력으로 자리를 쟁취하며 이제는 피츠버그 내야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됐다는 평가다. 절대적인 성적이 화려한 것은 아니지만 KBO 리그에서 MLB로 직행한 첫 선수라는 점, 내야수라는 벽, 그리고 아직은 적응이 필요한 첫 시즌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분명 성공적인 전반기였다. 실제 베이스볼레퍼런스가 집계한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은 1.5로 팀 내에서도 상위권에 속한다.

피츠버그의 4번 자리에서도 활약하기도 한 강정호는 주전 3루수 조시 해리슨의 부상으로 당분간은 계속 주전으로 뛸 전망이다. 야수를 영입하려 하는 피츠버그의 트레이드설이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구체적으로 진전된 것이 없다. 주전으로 자리를 잡으면 아무래도 심리적으로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체력 문제, 상대의 견제, 그리고 수비 문제라는 3대 과제를 모두 넘어야 비로소 완벽한 연착륙이 가능해진다.
체력 문제는 서서히 실감할 때가 됐다. KBO 리그에 비해 훨씬 더 긴 이동거리, 시차, 그리고 비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경기를 하는 MLB의 사정에 대해 강정호도 “푹 쉬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단단히 각오를 하고 있다. 강정호가 체력적으로 덜 준비된 선수는 아니지만 첫 시즌이라 힘을 잘 배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꾸준히 나오고 있다. 2년 먼저 MLB에 진출한 류현진 또한 첫 시즌이 끝난 뒤 체력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다.
체력이 떨어지면 자연히 배트스피드가 저하되고 수비에서의 스텝이 느려진다. 집중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클린트 허들 감독이 적절한 휴식 시간을 주며 강정호 및 피츠버그 야수들의 체력을 관리하고 있지만 스스로 부딪히며 이겨낼 수밖에 없다. 가장 중요한 극복 과제라고 볼 수 있다.
이제 피츠버그의 어엿한 주전 선수가 된 만큼 상대의 견제도 집요해질 전망이다. 강정호는 올 시즌 벌써 10개의 몸에 맞는 공을 기록해 이 부문에서 리그 상위권에 올라 있다. 최근 상대가 강정호에게 적극적인 몸쪽 승부를 하려는 경향이 커진 탓이다. 역시 강정호의 힘을 경계한다고 볼 수 있다. 변형 빠른 공, 변화구 등 강정호가 약점을 보인 일부 구종에 대한 구사 비율도 높아질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이 부분은 강정호도 눈으로 적응할 수 있는 만큼 어느 쪽 적응력이 더 빠르냐의 문제일 수도 있다.
공격은 어느 정도 검증이 된 만큼 수비에서도 계속 좋은 모습을 이어가는 것도 중요하다. 강정호는 전반기에서 3루수로 43경기, 유격수로 20경기에 나섰다. 3루에서는 안정된 수비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MLB를 대표하는 화려한 3루 수비수들과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처리할 수 있는 공은 대부분 깔끔하게 걷어내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유격수 수비는 아직 더 검증이 필요하다. 유격수로서도 좋은 수비수임을 증명할 수 있다면 공격력은 다소 떨어져도 인정을 받을 수 있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