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전반기 MVP 김재호 "타격 좋아져 대만족"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7.18 05: 58

두산 베어스 내야의 공수겸장 유격수 김재호(30)가 빛났던 전반기를 돌아봤다.
김재호는 전반기 77경기에서 타율 3할3푼5리, 32타점이라는 좋은 성적을 바탕으로 감독 추천을 받아 올스타에 선정됐다. 리그 8위인 타율만큼 값진 것은 알찬 공헌도다. 28볼넷 22삼진으로 볼넷이 더 많고, 희생타 9회, 희생플라이 4회로 팀이 원하는 타격을 하면서 개인 성적도 챙겼다. 기록에 나타난 실책은 11개지만 1루수가 송구를 잡아주지 못한 것이 김재호의 실책으로 기록된 것이 많았다. 수비는 이미 정평이 난 선수다.
그래서 지난 14일 잠실 kt전을 앞두고 만난 김태형 감독도 주저하지 않고 김재호를 팀의 전반기 MVP로 꼽았다. 김재호 본인은 이에 대해 "기대보다 성적이 좋아 그런 것 같다. 특히 타격이 많이 좋아져서 만족스럽다. 시즌에 들어가기 전에 목표를 (3할로) 높게 잡았는데, 그 이상을 하고 있어 좋다. 다른 선수들은 기존의 평균만큼 하고 있는데 나는 평소보다 성적이 올라가서 감독님이 MVP로 꼽아주신 것 같다"는 생각이다.

몸과 마음 모두 튼튼해진 것이 좋은 타격 성적의 비결이다. "폼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한 그는 "히팅 포인트를 뒤에서 앞까지 가져올 수 있게 공간을 만들어 안타가 나올 수 있는 궤도가 커지고 수 싸움이 좋아진 것이 차이다. 원래 수 싸움을 많이 하는 편인데 지난 시즌에는 정신적으로 무너져 생각 없이 타격을 할 때도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팀을 위한 마음은 같지만, 올해는 자신을 통해 팀의 성적을 끌어올리겠다는 발상의 전환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지난해에는 팀을 많이 생각했다. 전체 수비 포메이션을 생각하다 잘 되지 않아 힘들었다. 반면 올해는 나만 잘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지금 다른 선수들이 잘 하고 있는데 나만 더 잘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팀이 무너졌을 때도 내 할 일을 하기 위해 집중했다"는 것이 김재호의 설명이다.
여름이 되어 체력적으로 힘을 만도 하지만 생각을 바꿔 전반기 막판까지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잘 먹고 잘 쉰다는 게 참 어렵다"며 체력 관리가 힘들다는 점에는 동의했지만, 김재호는 "덥고 힘들다고 생각하면 힘들다. 생각을 바꿔야 한다. 그럴 때 좀 더 부지런히 움직여야 컨디션이 좋아지는 것 같다. 지난해에는 이런 생각이 없어 몸이 무거울 때가 있었다"는 말로 긍정적인 자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많이 쉬면 오히려 몸이 무거워지는 체질이라는 김재호는 올스타 브레이크가 왔지만 길게 쉬지 않는다. 어차피 올스타전에 뛰어야 하기 때문에 휴식기가 길지도 않다. "긴장을 놓으면 계속 풀어진다. 더 쉴 생각은 하지 않는다. 취미는 친구 만나서 커피 한 잔 하는 정도다. 취미를 만들고 싶기도 한데 여유가 없다"며 김재호는 현재 페이스대로 가겠다는 뜻을 전했다.
체력과 장타력 향상을 위해 겨울에 몸을 바꾸는 노력을 기울인 뒤 김재호는 수비형 유격수에서 공수를 모두 갖춘 더 강한 유격수로 다시 태어났다. 지난해까지는 '보이지 않는 살림꾼'의 이미지가 강했지만 이제는 첫 눈에 들어온다. 후반기 선두 도약을 노리는 두산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더욱 입지를 굳혔다. 전반기 팀 내 MVP라는 평가가 무색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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