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전]'홈런킹' 황재균, 몸만 커진게 아니었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07.18 06: 30

최고 외국인타자를 상대로 당당했다.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황재균(28)이 수원 밤하늘에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홈런레이스 주인공이 됐다.
황재균은 지난 17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인터파크 홈런레이스’에서 정상에 올랐다. 예선에서 10홈런을 터뜨리며 결승전에 올랐고, 결승전에선 NC 에릭 테임즈를 상대로 11홈런을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황재균은 역대 올스타전 홈런레이스 세 번째로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지난겨울 혹독한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벌크업한 효과를 한 번 더 증명했다. 황재균은 전반기에만 22홈런을 때리며 이미 홈런에서 자신의 커리어하이 시즌을 만들었다. 2009시즌 히어로즈 시절 18홈런을 가뿐히 넘어섰고, 30홈런 이상도 바라보고 있다. 올 시즌 OPS 0.949 역시 커리어하이다. 이대로라면 2015시즌 3루수 골든글러브는 황재균이 차지할 확률이 높다.

벌크업 만으로 거포가 되지는 않는다. 파워를 늘리는 데에만 신경 쓰면, 자신 만의 밸런스가 무너지기 쉽다. 벌크업이 오히려 타율을 낮추고 수비력을 저하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황재균은 간절했다. 자신이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았고, 체계적으로 준비했다.
황재균은 홈런레이스 우승을 차지한 후 “사실 나도 예전에 한 번 벌크업했다가 밸런스가 무너진 적이 있었다. 하지만 미식축구 선수들을 보고 체중이 많이 나가도 얼마든지 빠르게 뛸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체계적으로 벌크업을 한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벌크업을 하니 홈런 개수에서 차이가 난다. 홈런레이스도 최대한 앞에서 치면 넘어갈 것이라 생각하고 임했다. 수비도 잘 된다. 벌크업 후 공수 모두에 자신감이 붙었다”고 웃었다.
실제로 황재균은 전반기까지 도루 9개, 실책 6개로 자신의 장점을 고스란히 유지 중이다. 8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 달성과 더불어 처음으로 100경기 이상 출장한 시즌에 한 자릿수 실책을 기록할 수 있다. 후반기 도루에 조금 더 신경을 쓴다면, 최초 20-20시즌도 가능하다.
황재균이 야구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은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이었다. 당시 황재균은 대만과의 결승전 8회초에 흐름을 완전히 가져오는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황재균의 한 방으로 한국은 6-3으로 대만에 역전승, 금메달을 차지했고, 황재균은 병역혜택을 받았다.
그러면서 황재균은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동시에 2016시즌 후 FA 자격까지 바라보게 됐다. 그야말로 창창한 미래를 보장 받았다. 하지만 황재균은 만족하지 않았다.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것을 보며 자신을 채찍질했다.
롯데 이종운 감독은 “재균이는 참 좋은 선수다. 야구를 대하는 자세가 진지하고, 누구보다 열심히 한다. 무엇보다 승부욕이 대단하다”며 엄지손가락을 세운다. NC 김경문 감독은 “황재균도 메이저리그에서 관심을 가질만하다. 유격수를 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기본기가 좋다. 그리고 매년 더 잘 하고 있지 않은가. 신체조건도 좋다.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아마 스카우트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할 것이다”며 황재균의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까지 이야기한 바 있다.  
황재균은 “친구인 (김)현수와 (강)정호가 몸을 키우면서 잘 하는 모습을 보고 자극을 많이 받았다. 나 또한 친구들처럼 발전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99kg로 조금 빠졌다. 아무래도 시즌을 치르다보면 체중이 줄게 된다. 시즌이 끝나고 나면 더 좋은 몸을 만들 계획을 하고 있다”며 20대 후반, 더 크게 꿈과 몸을 키울 것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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