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돌풍의 주역 장시환, “전반기 내 성적은 50점”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07.19 05: 55

“전반기 내 성적은 50점”.
전반기 kt 위즈의 가장 큰 수확 중 하나는 장시환(28)의 발견이었다. 장시환은 2007시즌 현대 유니폼을 입고 데뷔해 지난해까지 7시즌 동안 39경기 출전에 그쳤다. 150km의 강속구를 뿌리며 주목을 받았지만 좀처럼 제구가 잡히지 않았다. 결국 지난 시즌이 끝나고 보호선수 20인 외 특별지명으로 kt로 팀을 옮겼다. 그리고 신생팀에서 성공적인 야구 인생을 써내려가고 있다.
장시환은 올 시즌 33경기에 출전해 5승 3패 9세이브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했다. 마무리 투수임에도 팀 내에서 3번째로 많은 58⅔이닝을 소화하며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2⅓이닝만 더 소화한다면 2012시즌에 기록했던 61이닝을 돌파하게 된다. 무엇보다 2012시즌 선발로 37⅔이닝을 던진 점을 감안한다면 놀라운 기록이다. 그만큼 올 시즌 kt가 장시환에게 거는 기대는 남달랐다.

이기고 있는 상황에선 거의 등판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넥센을 상대로 창단 첫 위닝시리즈를 하는 과정에서도 장시환의 역투가 빛났다. 첫 승을 일구어낸 후 4월 12일 목동 넥센전에서 마지막 투수로 등판해 3⅓이닝 3탈삼진 퍼펙트 피칭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친정팀을 상대로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제는 전천후 불펜 장시환이 없는 kt를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조범현 감독은 전반기 MVP로 단연 장시환을 꼽는다. 조 감독은 “시환이는 발전 가능성만을 보고 선택했는데 본인이 너무 잘 견뎌주고 열심히 잘 해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감독 추천 선수로 생애 첫 올스타전 무대도 밟았다. 장시환은 드림 올스타의 4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 1볼넷 무실점 호투하며 홀드를 기록했다.
이날 올스타전을 앞두고 만난 장시환은 첫 출전에 “기분이 좋다”라고 짧게 소감을 전했다. 이어 전반기 MVP로 평가받고 있는 것에 대해 “저를 믿어주시고 인정해주시는 것이기 때문에 감사하다. 이기는 경기에 많이 나갈 수 있어서 좋다”라고 말했다. 전반기의 호성적은 장시환 스스로도 예상치 못했던 일. 그는 “이 정도까지는 생각지 못했다”면서 “스프링캠프에선 먼저 선발 준비를 했었는데, 보직을 변경한 것이 좋은 결과가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가장 큰 변화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씩씩하게 던지는 것이다. 예전에는 볼을 던지는 것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그런데 지금은 걱정 없이 전력 피칭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커리어 하이 시즌에도 자신의 성적에 만족하지 않았다. 장시환은 “전반기 내 성적은 50점이다. 많은 경험을 해보지 않아서 위기 상황에서 실투가 많았다. 마무리 투수는 공 1개가 승패를 좌우하기 때문에 실투를 줄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발판은 충분히 마련됐다. 장시환 앞에 필승조가 든든하게 버텨주고 있기 때문. 장시환은 “초반에는 긴 이닝 소화를 생각했다. 하지만 앞에 (홍)성용이형도 있고, 필승조가 만들어져서 1~2이닝에 집중해서 던질 수 있게 됐다”며 흡족해했다. 비록 지금의 성과를 내기 위해 긴 시간이 걸렸지만 장시환의 진짜 야구 인생은 이제 시작됐다. 후반기 kt가 일으킬 제 2의 돌풍, 그 중심에는 역시 마무리 장시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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