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홈 올스타전' kt, 주목받는 막내여야 했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7.19 05: 59

풍성한 볼거리들을 제공한 올스타전이었다. 하지만 리그에 새로 뛰어든 팀을 위한 스토리 만들기는 준비되지 않았다.
지난 17일부터 18일까지 이틀 동안 진행됐던 KBO리그 올스타전 일정은 드림 올스타와 나눔 올스타의 경기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해태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를 시절 통산 10차례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명장 김응룡 감독의 마지막 무대로 이목을 끌기도 했다.
하지만 KBO리그의 막내인 제 10구단 kt의 홈인 수원 kt위즈파크에서 행사가 진행됐음에도 kt와 소속 선수들에게 관심이 집중될 틈이 없었던 것은 보완점이었다. 창단 후 처음으로 올스타전에 선수들을 내보내게 된 팀에 대한 배려가 지원이 좀 더 필요했다.

이번 시즌 최하위에 머물러 있는 kt의 선수들은 올스타 투표에서 한 명도 선택을 받을 수 없었다. 감독 추천을 통해서도 특정 팀 선수만 집중적으로 뽑을 수는 없었기에 kt는 올해 4명(정대현, 장시환, 이대형, 박경수)의 올스타를 배출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이보다 아쉬운 것은 안방에서 갖는 올스타전에서 kt가 집중적인 주목을 받을 기회가 좀처럼 주어지지 않았다.
올스타전 이벤트 게임에서 볼 수 있었던 kt 소속 선수는 번트왕 대결에 나섰던 박경수, 이대형이 전부였다. kt 야수 중에서는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분류되지는 않는 두 선수만이 올스타에 선정되어 홈런 레이스에 명함을 내밀기는 어려웠다 하더라도 정대현이나 장시환은 퍼펙트 피처 이벤트에 출전이 가능했다. 어떤 이벤트든 kt 선수가 우승을 차지했다면 새로운 스타 스토리가 만들어질 수도 있었지만 그럴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마련되어 있지는 않았다.
물론 수원은 10개 구단 팬이 모두 모인 서울과 가까워 올스타전을 수원에서 치른다 해도 서울에서 먼 광주, 부산 등과 같이 홈 팬의 비율이 높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매년 지역을 옮겨가며 경기를 하는 올스타전의 특성을 고려해 이벤트에서 홈 구단인 kt의 선수들을 위한 기회를 좀 더 많이 마련해줄 필요는 있었다. 신생팀이고, 아직 팬 기반이 약한 kt에는 더욱 필요한 조치였다.
KBO리그에서도 올스타전이 열리는 곳을 연고로 하는 팀의 역사를 끌어내 향수를 자극했던 때가 있었다. 광주 무등경기장에서 치러진 2009 올스타전에서는 선동렬, 김봉연, 김성한 등 각 포지션의 타이거즈 올스타가 오랜만에 팬들 앞에 섰다. 이듬해 올스타전에는 장효조, 이만수, 김시진 등을 비롯한 라이온즈 올스타들이 대구에 집결했다. kt처럼 역사가 짧고 전력이 약한 팀은 포스트시즌에 당장은 진출하기가 힘들어 올스타전과 같은 빅 이벤트를 통한 새로운 스토리를 더욱 필요로한다.
올해 메이저리그의 경우 토드 프레이저(신시내티 레즈)가 홈구장인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개최됐던 올스타전 기간에 빛나는 별이 됐다. 올스타전을 하루 앞두고 참가했던 홈런 더비에서 홈 팬들의 환호 속에 챔피언이 된 것이다. 하지만 KBO리그 올스타전에서는 홈 팬들 앞에 첫 올스타전 무대에 선 kt 선수가 부각될 여지가 적었다. 어떤 점에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각자 판단은 다르겠지만, 10개 구단의 균형적인 발전이라는 가치를 내세운다면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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