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와 텍사스의 후반기 일정이 메이저리그(MLB)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좋지 않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아직 MLB 무대에 완벽히 적응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강정호(28, 피츠버그), 그리고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추신수(33, 텍사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미 스포츠전문매체인 ESPN의 컬럼니스트 버스터 올니는 19일(이하 한국시간) MLB 30개 팀의 후반기 일정을 면밀하게 분석해 난이도 순위를 매겼다.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편할 수밖에 없는 여건인 홈경기가 얼마나 남았는지, 그리고 18일 기준으로 5할 승률 이상의 팀과 얼마나 많은 맞대결이 남아있는지를 중심으로 분석했다. 이 결과 피츠버그는 리그에서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이어 2번째, 그리고 텍사스는 4번째로 험난하다는 예상을 받았다.
피츠버그는 18일 기준으로 남은 74경기 중 홈경기가 절반 아래인 33경기다. 그리고 74경기 중 5할 이상 승률팀과의 대결이 40경기나 남아 있다. MLB의 경우 이동거리 및 시차, 경기장 구조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홈경기 승률이 원정에 비해 현격히 높은 경향이 나타난다. 피츠버그도 18일까지 홈에서는 32승16패의 호성적이지만 원정에서는 5할을 간신히 웃도는 21승20패다.

ESPN은 “8월(8월 4일~17일)에 힘든 일정이 있다. 시카고 컵스, LA 다저스, 세인트루이스, 뉴욕 메츠와 12연전을 펼쳐야 한다”라고 짚었다. 이 팀들은 현재 모두 5할이 넘는다. 세인트루이스와 다저스는 각각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와 서부지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메츠나 컵스의 경우는 잠재적 와일드카드 경쟁자다. 이어 ESPN은 “더 힘든 것은 9월 19일부터 시작되는 원정 10연전이다. 다저스타디움, 쿠어스 필드, 리글리 필드를 여행해야 한다”고 고려했다. 서부에 갔다 동부로 건너오는 원정이다.
피츠버그에 비하면 사정이 낫지만 텍사스도 만만치는 않다. 74경기 중 홈경기가 39경기라 50%가 넘는다. 하지만 5할 이상 승률팀과의 대결도 39경기가 남아있다. 후반기 초반 일정도 부담스럽다. 휴스턴, LA 에인절스, 뉴욕 양키스, 샌프란시스코라는 강호들과 싸워야 한다. ESPN은 후반기 초반 성과에 따라 팀의 올 시즌 운영 방안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잘 버티면 막판까지 가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주축 선수들을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강정호의 경우 18일까지 홈 43경기에서는 타율 3할1푼5리, OPS(출루율+장타율) 0.819로 선전했다. 하지만 원정 30경기에서는 타율이 2할1푼, OPS가 0.652로 뚝 떨어졌다. 낯선 환경에 적응하려면 반 시즌으로는 어림도 없다는 게 중론이다. 원정 경기가 많다는 점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런 문제가 없는 추신수는 타격감이 고민이다. 휴스턴을 상대로는 올 시즌 타율이 1할8푼8리, 에인절스를 상대로는 1할1푼5리밖에 되지 않는다. 어차피 텍사스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두 팀을 넘어야 한다. 후반기 초반 행보에 따라 추신수가 팀 내에서 차지하는 무게감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ESPN의 집계 결과 가장 험난한 일정이 남은 팀은 시카고 화이트삭스, 피츠버그, 볼티모어, 텍사스, LA 다저스 순이었다. 다저스는 남은 72경기 중 홈경기가 32경기에 불과하다. 후반기는 완전히 반대 쪽인 동부 원정으로 시작한다. 역시 가장 큰 고비다.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팀은 뉴욕 양키스, 캔자스시티, LA 에인절스, 시애틀, 시카고 컵스였다. 양키스는 남은 74경기 중 41경기를 홈에서 치르며 5할 이상 승률팀과의 대결은 18경기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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