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극심한 타격 침묵에 고민하고 있는 추신수(33, 텍사스)에 대한 전망이 계속 비관적으로 바뀌고 있다. 왼손 투수를 상대로 한 약점이 꾸준히 지적되는 가운데 자칫 잘못하면 팀 내 역학 구도에서 ‘플래툰 선수’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미 CBS스포츠의 저명 컬럼니스트 존 헤이먼은 18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MLB) 전반에 대해 다뤘다. 헤이먼은 텍사스 편에서 외야의 풍요를 주목했다. 외야수 자원이 많은데다 앞으로 올라올 선수도 있어 기대가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추신수의 입지는 계속된 도전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숨기지 않았다.
헤이먼은 “텍사스는 많은 외야수를 보유하고 있으며 노마 마자라나 닉 윌리엄스와 같은 유망주들도 있다. 그리고 좌타자도 많이 보유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는 기존의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텍사스 지역 언론들은 텍사스 외야를 비롯한 야수진에 많은 자원들이 있지만 상당수가 좌타자라는 점을 비판하고 있다. 결국 왼손 투수들에게 약점을 보일 수밖에 없는 라인업이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헤이먼은 “텍사스가 (시즌 초반 MLB에 승격된) 조이 갈로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 갈로는 강한 어깨도 가지고 있다”라고 갈로에 대한 텍사스의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만약 추신수가 왼손 투수를 상대로 한 부진(OPS 0.489)을 이어간다면, 플래툰 상황에 직면한 그의 모습을 발견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라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외야에 치고 올라오는 선수들에게 일정 부분 자리를 내줄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텍사스는 올 시즌 18일까지 2할4푼8리의 팀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아메리칸리그 9위이며, 372득점은 리그 10위로 그다지 좋은 성적은 아니다. 왼손 투수에게 약한 것이 가장 결정적인 원인이다. 좌타자가 많은 텍사스는 오른손 투수에게는 타율 2할5푼7리, OPS(출루율+장타율) 0.738로 괜찮은 성적을 내고 있다. 오른손 상대 팀 타율은 리그 6위다. 그러나 왼손을 상대로 한 팀 타율은 2할3푼2리로 리그 13위다. OPS는 0.669까지 뚝 떨어진다.
이런 텍사스에서도 왼손을 상대로 가장 부진한 선수가 추신수다. 올 시즌 추신수의 왼손 투수 상대 타율은 1할5푼3리이며 OPS는 0.469다. 50타석 이상을 소화한 팀 내 선수 중 최악이며 역시 왼손에 대해 확실한 문제점을 드러낸 루키 갈로의 OPS(0.477)보다 오히려 낮다. 어느 정도의 부진인지는 확실하게 드러난다. 이에 제프 배니스터 감독은 왼손 선발을 상대로는 추신수의 타순을 조정하고 있는 등 애를 쓰고 있지만 이 문제는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다.
물론 배니스터 감독은 추신수에 대한 믿음을 드러내고 있다. 배니스터 감독은 18일 휴스턴과의 경기에 추신수를 라인업에서 제외한 이후에도 “우리는 여전히 승리를 위해 추신수의 힘이 필요하다. 그는 공격과 수비에서 기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선수”라고 두둔했다. 하지만 신인을 쓰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성적이라면 선수는 물론 벤치도 곤란해질 수 있다. 지금이야 한 컬럼니스트의 예상이지만 이 성적이 계속될 경우 ‘1억3000만 달러’ 플래툰 선수의 출현도 결코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이야기다. 모든 것은 추신수에게 달려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