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이 후반기부터 정확성보다 파괴력에 초점을 맞춘다.
이승엽은 전반기를 되돌아보며 "100점 만점에 60점"이라고 박한 평가를 내렸다. 타율 3할2푼3리(313타수 101안타) 15홈런 57타점 56득점의 좋은 성적에도 만족하지 못했다.
5월 타율 2할6푼3리(95타수 25안타) 2홈런 13타점에 머물렀던 이승엽은 6월 타율 3할7푼2리(78타수 29안타) 5홈런 15타점, 7월 타율 4할4리(47타수 19안타) 1홈런 9타점으로 고감도 타격을 선보였다.

하지만 그는 "확 올라와야 하는데 그게 아니다. 부족하다. 적시타와 홈런도 많이 쳐야 하는데 작년에 너무 잘 한 것 같다. 작년 생각을 하다 보니 전혀 한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고 고개를 가로 저었다. "편하게 하고 있지만 찬스 때 못 치면 억울한 마음도 드는데 내색하지 않으려고 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임팩트있는 한 방이 나오지 않는다"는 게 이승엽의 설명. 그는 "장타 비율이 떨어진 걸 느낀다. 팀에 좋은 영향을 주기 위해서는 장타가 나와야 한다.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한 방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안타는 3개 쳐야 1점, 2루타는 2개 쳐야 1점이지만 홈런은 1개만 쳐도 1점이다.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반등의 기회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렇게 계속 가다 보면 더 좋아지지 않을까 긍정적인 마음으로 시즌이 끝날때까지 더욱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KBO 선수 가운데 이승엽 만큼 꾸준한 인기를 얻는 선수도 드물다. 그는 "아직까지 야구를 하고 있으니 그런 게 아니겠냐"면서 "비록 안 좋은 시기도 있었지만 그런 시기를 거친 뒤 좀 더 성숙해진 모습을 봐주시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올 시즌 KBO 리그에선 베테랑 전성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이승엽을 비롯해 이호준, 손민한(이상 NC), 박정진(한화), 송신영(넥센) 등이 관록의 힘을 마음껏 과시 중이다. 이들의 활약은 KBO 흥행은 물론이고 젊은 선수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불혹의 나이에도 변함없는 활약을 펼치는 이승엽은 "야구가 재미있고 인기도 많아졌다. 야구를 잘 하면 너무나 행복한 걸 많이 얻는다. 그 행복을 위해 야구를 더 열심히 하게 된다. 예전에 비해 훈련 방법, 컨디션 조절 등 많이 발전했다. 25살과 40살이 결코 똑같이 할 수 없다. 그런 면에서 우리나라가 발전한 게 아닌가 싶다"고 견해를 밝혔다.
그러면서 젊은 선수들을 향한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젊은 선수들이 각성을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베테랑 선수들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더욱 더 노력해야 한다. 젊은 선수들의 인기가 많아져야 하고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국 야구가 발전할 수 있다. 좀 더 강하게 이야기한다면 젊은 선수들이 야구에 더 집중해야 하지 않나 싶다".
삼성은 16일 포항 넥센전서 난타전 끝에 17-13으로 승리, 4년 연속 전반기 1위로 마감했다. 이에 이승엽은 "지금은 서막에 불과하다. 그저 연습 단계일 뿐"이라며 "후반기부터 본격적인 순위 싸움이 시작되는 만큼 우승을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프로는 1등만이 존재한다"고 통합 5연패를 향한 열망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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