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롯데 자이언츠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시즌 초반 팀 홈런 1위를 질주하며 장타력을 앞세워 좋은 성적을 냈지만 선발 로테이션이 무너지면서 성적도 급격하게 떨어졌다. 결국 롯데의 전반기 성적표는 39승 46패, 승률 4할5푼9리로 8위다.
8위라는 롯데의 성적표는 개막 전 예상수치와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전력에 물음표가 많았던 롯데는 하위권에 머무를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렇지만 어떤 과정을 거쳐 전반기 8위를 거뒀는지는 다시 생각해볼 부분이다. 팀의 내실을 다지면서 미래를 준비하며 거둔 성적인지, 아니면 눈앞만 바라보며 전력질주를 한 끝에 거둔 성적인지 말이다.
전반기 롯데는 후자에 가까웠다. 장원준의 FA 이적 이후 롯데 마운드의 힘은 부쩍 약해졌다. 게다가 2012년 전성기를 맞았던 롯데 불펜도 공을 너무 많이 던졌고, 벌써 30대 중반이 넘는 나이다. 때문에 미래를 내다보는 마운드 운영이 필요했는데, 당장 눈앞에 벌어진 상황을 모면하는 데 급급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롯데는 지금 기로에 서 있다. 성적과 리빌딩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 일단 좋은 성적의 기준은 최소 5강이다. 8위 롯데와 5위 한화의 격차는 5.5게임, 롯데는 후반기 59경기를 남겨 두고 있다. 현재 한화가 기록 중인 승률(.524)을 거두기 위해서는 무승부가 없다고 가정했을 시 144경기 중 75승을 거둬야 한다. 즉 남은 59경기에서 36승을 거둬야 하는데, 승률 6할1푼이다. 참고로 전반기 1위 팀인 삼성의 승률은 5할9푼1리다.
불가능한 수치는 아니지만 결코 쉽지 않은 목표다. 일단 선발 로테이션이 순조롭게 돌아가야 하고, 투타 밸런스가 잘 맞아떨어져야 한다. 롯데는 이에 맞춰 선발 로테이션에 손을 봤다. 조쉬 린드블럼과 브룩스 레일리, 송승준으로 이어지는 3선발까지는 나쁘지 않다. 후반기에는 심수창이 4선발로, 그리고 5선발 자리에는 다양한 선수가 테스트를 받을 예정이다.
타선의 기복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5월까지 롯데 타선은 리그 1~2위 수준이었지만 6월 이후에는 팀 타율 역시 바닥이었다. 부상선수가 속출하며 베스트 라인업을 꾸리는 데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그나마 고무적인 부분이라면 전반기 막판 타선이 조금씩 힘을 차리고 있다는 점, 그리고 강민호만 복귀하면 일단 부상자 복귀가 완료된다는 점이다.
이종운 감독은 후반기 팀의 방향을 제대로 설정해야 한다. 올해 롯데 프런트에서는 현장에 관여하는 걸 최대한 피하고 있다.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중 코칭스태프 교체가 된 것도 프런트가 아닌 감독의 의중이었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여론이 악화되면서 감독 운신의 폭도 좁아지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순리대로 풀어가는 게 오히려 성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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