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둥이 잦으면 결국에 비가 오는 법. 올 시즌 여러 차례 우승 문턱까지는 갔으나 유달리 우승컵과는 인연이 없었던 조윤지(24, 하이원리조트)가 마침내 올 시즌 첫 승을 거머쥐었다. 5년만에 올리는 KLPGA 개인통산 2승째 승수이며, 신설대회인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초대 챔프의 영예를 한꺼번에 잡았다.
조윤지는 19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 72 골프클럽 하늘코스(파72, 6642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12억 원, 우승상금 3억 원) 최종 4라운드에서 코스 레코드를 기록하며 우승했다. 4라운드 9언더파,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로 그 동안의 우승한을 한 번에 씻어 버렸다.
이날 조윤지의 경기는 거의 신들린 듯했다. 3라운드까지 9언더파로 공동 3위권에 있던 조윤지는 최종라운드 시작과 함께 버디 사냥에 불을 붙였다. 1, 2번 홀 연속 버디로 선두를 위협한 조윤지는 6~9번 홀에서 내리 버디를 낚아 올리며 단독 선두로 치고 나왔다. 한 맺힌 듯한 조윤지의 버디 행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후반홀 들어서도 10, 11번홀 연속 버디를 비롯해 4타를 더 줄였다.

전후반 9언더파는 스카이 72 골프클럽의 코스 레코드다.
조윤지의 단독 질주를 견제한 주인공은 3라운드 선두였던 배선우가 아닌, 김민선(20, CJ오쇼핑)이었다. 10언더파 단독 2위로 4라운드를 시작한 김민선은 6번 홀 보기로 주춤하기도 했지만 7개의 버디를 낚아 올리며 조윤지를 위협했다.
그러나 둘의 승부는 조윤지가 17번 홀에서 20미터 장거리 버디 퍼팅에 성공하면서 사실상 갈렸다. 마지막조로 경기를 하던 김민선이 15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 16언더파로 바짝 추격한 상황. 조윤지는 그러나 이 회심의 버디 퍼트로 18언더파가 되면서 김민선의 추격을 따돌렸다.

조윤지는 이날의 승리로 개인 통산 2승째 우승의 쾌감을 맛봤다. 마지막 우승 기록은 2010년 8월에 열렸던 볼빅 라일앤스코트 여자오픈. 무려 5년만에 KLPGA 우승 승수를 하나 더 보탰다. 조윤지의 아버지는 조창수 전 삼성라이온즈 감독대행이고 어머니는 조혜정은 전 GS 칼텍스 서울 KIXX 배구단 감독이다. 전형적인 체육인 가족이다.
배선우(21, 삼천리)는 3라운드 단독 선두라는 심리적 압박에 최종라운드에서 1언더파로 부진했다. ‘돌아온 진주’ 홍진주(32, 대방건설)의 활약도 돋보였는데 최종라운드 4언더파, 최종합계 12언더파로 공동 6위가 됐다.
조윤지 우승 후 SBS 골프와 가진 인터뷰에서 “하루가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게 끝났는데, 끝나고 나니까 힘든 하루였다는 것을 실감한다. 처음으로 열린 대회의 우승자가 돼 기쁘고, 규모가 큰만큼 보람 있었고 재미 있었던 대회였다. 부상으로 받는 BMW SUV는 평소에 갖고 싶었던 차라 내가 오래오래 타겠다”고 밝히고 “작년 말부터 안성현 프로로 코치를 바꾸고 나서 많은 노력을 했다. 지난 대회에서도 마지막 챔피언조로 출발해 마지막 날 무너져 많이 울었다. 더 큰 것을 주려고 그랬던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3라운드에서 샷 난조를 보이며 공동 62위로 떨어졌던 전인지(21, 하이트진로)는 4라운드를 앞두고 경기를 기권했고, 이정민은(23, BC카드) 2라운드를 마치고 컷 탈락 했다.
100c@oen.co.kr
5년만에 KLPGA 우승승수를 추가한 조윤지의 경기 모습과 환한 미소. /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